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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 2020

<2020 사순절 이야기 – 여덟>


신약성서 중에는 바울의 ‘옥중서신’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감옥이라는 갇힌 자리에서 쓴 편지로서 그 중 에베소 교회를 향해 쓴 편지에서는 ‘모퉁이 돌’이라는 말을 합니다. 세상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 인종과 문화, 빈부와 지역, 성별과 연령, 좌와 우, 성적성향과 종교 등, 다름의 갈등을 연결 해 주는 ‘모퉁이 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인 것입니다. ‘모퉁이 돌’을 중심으로 모이고 협력하고 하나가 되어 참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편지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목사의 ‘옥중서신’을 읽고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듣는 것은 그 ‘옥중서신’ 안에 모든 인간에게 자유를 주신 하나님의 정의와 차별의 벽을 허물고 평화의 세상을 만드는 꿈과 희망이 담겨져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런 편지를 우리는 ‘옥중서신’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박근혜가 구치소에서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내용은 볼 것도 없겠지만 덜떨어진 언론들이 ‘박근혜의 옥중서신’이라고 기사화하고 있는 것을 보니 태극기를 들고 모독하는 자들이나 ‘옥중서신’을 모독하는 박근혜나 역시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이 실감 납니다. 사순절, 여권을 빼앗긴 나 역시 어쩌면 감옥 아닌 감옥에 갇혀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COVID-19 사태로 꼼짝 없이 갇혀있어야 하는 분들을 생각하니 ‘사순절 이야기’의 끝이 흐려집니다. 조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힘 내십시오. 반드시 잘 이겨 내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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