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월 23 2010

머리 자르기

물론 “Heading” 이라 생각 하실 분은 없으실 줄 믿고… ㅎㅎ

예전에는 “도대체 내가 가진 것이 뭐가 있냐?” 하는 싸가지 없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그리 싸가지 없는 것 만은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아차리게 되었고,
정신을 조금씩 차리기 시작 할 때쯤 되어서,
“그럼, 내가 줄 것이 뭐가 있냐?”라는 또 다른 싸가지 없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기 시작 했습니다.

“내게는 줄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하기사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에게 있어서 “줄 것” 보다 먼저 되는 것이 “가질 것”인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겠지만,
주지 못하는 것은 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지 ‘않음’으로 인함이라는 것 역시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은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실 “줄 것”을 찾아 보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겠지만 아직껏 주지 못하고 사는 것을 보면 나 역시 “줄 것”이 없음이 아니라 “줄 마음”이 없는 것이었을 텐데.
해서 나도 뭔가 조금은 보람되고 쓸만한, 주는 인간이 되어보고자 결심을 했었고,
그 결심을 지키고자 한 동안 열심히 샴푸 값을 지출 했었답니다.

“받지도 말고, 주지도 말자”라는 좌우명으로 세상을 살아 보고자 했던 싸기지 없는 녀석이었지만,
결국 “받지도 말고”라는 일차 조건 조차 성립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논리의 모순을 감당할 수 없어,
이제 일년 하고도 육개월을 넘게 길러왔던 머리를 싹뚝 잘랐고,
그 덕에 “줄 것”이 생겼습니다.

받은 것이 너무 많아 머리카락 한 줌이 부끄럽지만,
“Wigs for Kids” 로 보내는 봉투 겉에 “Storrs Korean Church, UCC”라 쓰려 하오니,
여러분들의 허락을 구하는 바입니다.

8 pings

Skip to comment form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