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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02 2008

Sacred Journey

전 운이 아주 좋은 사람 같습니다. 정신없이 뒷북치다 온 캠프에서 제가 이렇게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일례로 목사님께서 촛불 켜고 아이들 둘러 앉으려고 하니 저에게 “거기 불 좀…” 하시면서 손으로 치는 흉내를 내시기에 전 또 센서가 있어 건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죠… 왼쪽 한번 쓸어보고 오른 쪽 함 쓸어보고… 목사님께서 또 얘기하셨죠 “그 안을 보세요” 전 갓 안을 들여다 보고 전구를 또 쓰다듬었지요, 자꾸만 쓰다듬고만 있으니 다른 카운슬러 분이 옆에 붙은 작은 스위치를 켜 주셨슴다 알라딘의 램프도 아니고 뭔짓이냐고요~~

얼이 반쯤은 빠져서; 기냥 한국 여학생들과 자면 되는 줄 알고 갔는데 한국학생 2명, 미국 학생 5명인 방의 방장이 되어 한가운데 침대에 떠억~ 누우니 참 기가 막히더라구요. 우짜라고요…

숲속의 채플에서 아이들이 진행하는 아주 진지하면서 따스한 예배,
아름드리 나무 저만~치 위에 설치한 고공 줄타기,
내려오는 계단도 없고 기냥 허공에서 드러누우면 아래로 주욱~,
컨퍼런스마다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캠프 파이어,
매일 원하는 곳에 가서 도자기, 공예, 자연관찰, 운동하고 바로 실버 레이크로 가서 수영, 혹은 물 미끄럼 타기, 수영 테스트, 림보 대회, 카누에 탄 카운슬러한테 물 끼얹어 가라앉히기,
잔디밭에서 혹은 호숫가에서의 바베큐 피크닉,
뮤직비디오 만들고 한 주간의 사진들 슬라이드로 보며 웃고,
신명나는 우리 아이들의 사물놀이 공연,
눈물 나도록 이쁜 구름과 별, 반딧불, 사슴, 토끼, 오리까지 실버레이크 전체를 활용하는 그 모든 구성들이 참 자연스럽고 흥에 겨워 이 모든 일들이 정말 일 주일 안에 일어난 걸까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미국 아이들의,
누구든 언제든 벌떡 벌떡 일어나 노래와 율동을 주도해 나가는 그 편안한 자기표현이 부러웠습니다.
과제가 주어지면 진지하게 다 같이 머리 맞대고 노력해서 뚝딱 해결해 나가는 조용한 자신감과 다른 이들의 의견에 대한 배려가 놀라웠습니다.
남을 지적하는 모습이나 과제를 시시하게 생각해서 짜증내는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모습들이 귀여웠습니다.
우리는 미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인지 우리 아이들이 미국에 대해 질문하는 모습보다는 그 아이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해 질문을 쉬지 않는 모습을 훨씬 더 많이 보았습니다.
우리 아이들 사이에 혼자 앉아 있는 미국 아이들이 미국 아이들 속에 혼자 앉아있는 우리 아이들보다 훨씬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수영 테스트에서 보여지던 체력,
매일 편지를 쓰고 일주일 동안 가족들에게서 편지를 받는 아이들,
수시로 책을 읽고 있는 모습들,
캠프에 서너권씩 책을 들고 오는 아이들, 마르께스의 “백년의 고독”도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들었던 아름다운 노래들을 잊지 못할 겁니다.
여기에 다 올리지 못하는 그 충만한 느낌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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