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월 06 2017

2017 사순절 이야기 (5) – Death and Taxes

인생에 있어 피할 수 없는 것 두가지를 꼽는다면 죽음과 세금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희대의 악당 Al Capone을 감옥으로 보낸 죄목이 살인이나 도박등 공공연한 그의 악행이 아니라 바로 “탈세”라는 사실은, 인생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무게를 반증한다 할 것입니다. 영화 Untouchables에서 무소불위의 악당에 맞서 싸우는 연방요원들의 힘겨운 활약상이 새삼 떠오르기도 합니다. 세금만 놓고보면, Untouchables의 이야기가 비단 영화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액체납세금 징수를 위해 조직된 서울시의 38 세금징수과를 예로 들 수 있을텐데요, 영화속처럼 총을 들지는 않았지만, 조세정의 실현을 위한 그들의 활약상은 전쟁상황을 방불케하는 비장함으로 무장되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VITA (Voluntary Income Tax Assistant)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쿡은 월급쟁이들도 개인 소득세를 별도로 신고해야하는 탓에 해마다 소득세 신고 시즌이면 누구나 할것 없이 세금보고에 열을 올리곤 합니다. VITA는 중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세 보고를 무료로 지원하는 서비스로, 미 전역의 다양한 기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요, 우연찮게 제가 있는 일터에서 VITA coordinator로 일하면서, 많은 저소득 주민들을 직접 현장에서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몇주전 도움을 받은 한 주민이 고맙다며 샌드위치를 잔뜩 사서는 세금 신고를 도와주는 학생들 먹으라며 돌리는게 아닙니까. 어쩌다 자기 차례를 빨리 처리안해준다며 진상을 부리는 의뢰인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평소 받는것에만 익숙했던 저한테는, 그 주민이 고마움의 대가로 지불한 샌드위치가 빌게이츠의 수천억 기부보다 더 진심어린 울림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세법 발전에 대기업들의 소유주가 기여한바가 제일 크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얼마전 뇌물죄로 구속된 모재벌의 부회장이 상속증여세의 빈틈(?)을 이용해 세금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그룹에 대한 지배구조는 최대화하기로 유명했었죠.
증세없는 복지를 표방했던 현정부는 복지증진은 고사하고, 역대최고의 가계부채 부담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인간이라면 피할수 없다는 세금을 재벌총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피하려 하고, 걷힌 세금을 제대로 운용해야할 정부는 국민의 복지증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4대강바닥이나 피부미용에 쏟아 붇는가 하면, 부자감세를 주창하는 여당대표는 세수 부족의 해결책으로 소득과 무관한 부가가치세율을 올려야 한다며 열변을 토합니다.

첫단추가 어떻게 잘못 채워진건지는 모르겠지만, 돈이 쓰여야 할 곳에 제대로 쓰이지 않는것 같고, 내가 버는 돈에 비해 세금은 너무 많이 내는것 같고, 결국 국민들의 조세저항으로 이어지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떼어서 사람들에게 나눔의 기적을 행하셨다 합니다. 제 백짓장만큼 얇은 신앙심으로 이해하건데, 누구는 더 많이 떼어주고 누구는 안주고 할만큼 속좁은 예수님은 아니셨을거라 생각됩니다.

사순절을 맞아 잠시 나를 돌아보고 예수님의 부활을 생각하며 과연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고민하는 삶의 한켠에서 몇자 끄적여 봅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세금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대통령 출마를 답이라고 알려줄 수 밖에 없는 미쿡의 씁쓸함을 뒤로한채…

2 comments

  1. 기현애비의 프로필 사진
    기현애비

    ㅋㅋㅋ 목사님. 저도 남들 하는거 도와만 주고 아직 제꺼는 못했답니다 ㅠㅠ

  2. 삯꾼의 프로필 사진
    삯꾼

    이런 나도 아직 세금 보고 안 했는데…
    어차피 도망치치 못 할 것이라면 얼렁 해야 겠네요… ㅎㅎ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