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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1 2021

<2021 사순절 이야기 - 서른 일곱째 날>

 

썸머 타임(Summer Time/Day Light Saving Time)이 시작 되면서 곳곳에 계란을 판다는 간판들이 등장 했습니다.


사는 곳이 시골이다 보니 닭을 직접 키워서 계란을 얻는 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상업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디네 집은 작은 연못도 있어서 오리도 같이 키우고 있고, 지난 해 살쾡이(Bobcat)들의 습격(?)으로 닭을 많이 잃었던 헌터네, 앨런 그리고 게일네 집 등 내 버스를 타는 아이들만 해도 여러 집이 닭을 키우고 있습니다.


물론 썸머 타임이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계란을 판다는 간판을 걸어 놓지 않았었습니다. 닭들이 알을 낳지 않거나 낳는다 하여도 그 수가 매우 적어서 팔 수 있는 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썸머타임이 시작 되면서 알을 낳기 시작 했고 그 덕에 이제는 이집 저집에서 팔 수 있는 만큼의 계란을 얻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닭들은 썸머 타임이 시작된 것을 알지 못합니다.
시계를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가 길어지는 ‘표적’을 보고 이제는 알을 낳아야 할 ‘때’가 되었음을 분별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가 말합니다.
“저녁에 하늘이 붉으면 날이 좋겠다고 하고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고 하며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하지 못하느냐”


시대의 ‘표적’은 늘 우리들에게 ‘때’를 알려주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표적’을 분별하지 못함으로 해서 ‘때’를 알지 못 합니다.
해서 전도서는 날 때, 죽을 때, 심을 때, 뽑을 때, 죽일 때, 치료할 때, 울 때, 웃을 때, 찾을 때, 잃을 때, 지킬 때, 버릴 때, 사랑할 때, 미워할 때 그리고 전쟁할 때와 평화할 때가 있다고 누누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계절을 분별 할 줄 아는 닭들은 알을 낳아야 할 때 알을 낳지만 시대를 분별 할 줄 모르는 인간은 해야 할 때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때 합니다.
그래서 ‘닭대가리만도 못한 것’이라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사순절 서른 일곱째 날,
우리 삶을 치렁치렁 휘돌아 감고 있는 암울하고 참담한 시대의 표적들은 우리에게 지금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를 분별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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