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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1 2021

<2021 사순절 이야기 - 서른 여섯째 날>

 

돈, 재물…
묶이지 않는 사람은 있을 수 있겠지만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돈이 없다는 것은 그저 조금 불편 할 뿐이야”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 겠지만 없음으로 해서 당장 눈앞에 닥치는 불편은 그저 불편이 아니라 절박함이라는 것을 당해 본 사람은 절감 할 것입니다.


잠언은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야훼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며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여 주십시오.”라고 말 하지만 도대체 그 ‘오직 필요함’이 어디까지인지는 아무도 정해 주지 못합니다.


예수가 성전에서 장사하는 자들의 좌판을 둘러엎고 채찍을 휘둘러 내쫓으며 외칩니다.
“너희는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도다.”


어디 성전 뿐이 겠습니까.
모두가 먹고 살 수 있게 만들어 주신 세상을 한 둘의 아가리 속에 틀어 밖아 놓고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이들을 외면하는 세상은 아무리 Michael Jackson 이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을 목청 돋우어 외친다 하여도 이미 자본이라는 강도의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친일을 하면 삼대가 떵떵거리고 항일을 하면 삼대가 쪽박을 찬다.’고 하던데 쪽박까지는 아니겠지만 paycheck by paycheck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조금 불편’한 정도만은 아닌 듯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 두 발을 뻗고 잘 수있는 자리가 있고,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과 목을 축일 수 있는 물이 있으니 나는 ‘가난 할 때 아버지의 정의로우셨음을 자랑 할 것이고, 부 할 때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일에 사용 할 것’입니다.


사순절 서른 여섯째 날,


알면서도,
삶의 존엄이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슬그머니 지갑을 뒤적여 보는 내 모습이 쓸쓸한 고난주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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