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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 2021

<2021 사순절 이야기 - 서른 넷째 날>

 

“Pencil, Backpack!”
수업이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교실에서 뛰쳐나오는 아이들이다 보니 손에 필기도구를 그대로 들고 스쿨 버스를 타는 경우가 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항상 하는 말입니다.


“Put your pencil into your backpack – 연필 가방에 넣어라!”라는 말이지만 그저 ‘Pencil’ 과 ‘Backpack’ 두 단어만 말해도 워낙 자주 듣는 말인지라 다들 알아듣습니다.


필기도구를 손에 들고 버스를 타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급정거 할 경우 위험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뭔가를 손에 쥐고 있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그것을 사용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필기도구(연필, 크레용, 샤피…)를 손에 쥐고 있으면 버스 좌석에 낙서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쿨 버스 좌석은 모두 플라스틱 제품으로 되어있기에 웬만한 것은 다 지워지기는 하지만 혹시라도 부적절한 낙서를 하게 되면 아이들이 학교로부터 징계를 받게 되기에 아예 원천적으로 낙서를 하고 싶은 욕구를 막고자 하는 생각에서 아이들이 스쿨 버스 안에서 손에 필기도구를 쥐고 있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연필을 손에 쥐면 낙서하게 되고, 낙서하게 되면 벌을 받는다.”


신약성서 야고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가져옵니다.” 그 말은 “욕심을 버리면 죄가 생기지 않고, 죄가 없으면 생명을 얻게 됩니다.”라는 것입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라는 자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된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고 합니다. 오세훈은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부동산 이야기를 버리면 갈등과 분쟁이 생기기 않고, 갈등과 분쟁이 없으면 모두가 공존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서울을 얻게 될 것‘인데 말입니다.


사순절 서른 넷째 날,
나는 언제가 되어야 ‘욕심’을 버릴 수 있을지 그저 긴 한숨만 내 뱉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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