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점차 아이들에게로 번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내 버스를 타는 중학교 아이들 중에서 감염자가 나오더니 오늘은 초등학교 아이들 중에서도 나타났고 그로 인해 스쿨 버스를 타는 아이들이 눈에 보이게 줄어들었습니다.
이전에는 보통 버스 안에서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에게 좌석을 지정(Assigned seat)해 주고 그 자리에만 앉도록 했던 것인데 지난 9월 새 학년이 시작하면서부터 내 스쿨 버스에는 Seating Chart(좌석표)를 만들어 놓고 항상 그 자리에만 앉도록 했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Seating Chart가 없었다면 어느 아이가 어느 아이와 접촉 했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좌석표 덕분에 감염된 아이가 앉아있던 자리로부터 앞 뒤로 두 좌석 거리에 앉아있었던 아이들까지만 격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 것은 감염된 아이 근처에 앉아있었던 아이들은 자신들이 결정 해서 그 자리에 앉았던 것이 아님에도 그저 그 곳이 자기에게 지정된 자리였다는 이유로 앉게 되었고 그로 인해 어쩔 수없이 격리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Wrong Time, Wrong Place’라는 말을 합니다.
자신들이 결정 한 것이 아님에도 그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자리’에 있었던 이유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에 주로 하는 말입니다.
예수는 니고데모에게 거듭나야 함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이렇게 말 합니다.
“바람은 제 마음대로 불고 그 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소리는 들리지만 볼 수도 없고, 어디로 가는 지도 알 수 없는 바람이지만 분명한 것은 바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살면서 겪어가는 아프고 힘든 일들을 당하게 될 때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삶은 그저 ‘wrong time, wrong place’라는 말 외에는 ‘왜’라는 질문에 늘 대답을 해주지는 않습니다. 마치 그저 스쿨 버스의 그 좌석에 앉아있었던 것뿐인데 격리 조치를 당해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대답이 없듯이 말입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바람이 있는 것처럼, wrong time, wrong place 라고 하더라도 그 의미는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니 그 사건들의 의미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