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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 2021

<2021 사순절 이야기 - 서른째 날>

 

‘챌린저’라는 우주왕복선(Challenger-Space Shuttle)이 있었습니다.


1986년 1월 28일, 발사대를 떠난지 73초 만인 오전 11시 39분에 모두가 지켜보는 하늘 한복판에서 폭발 했고 7명의 고도로 훈련된 승무원들은 모두 사망 했습니다.


우주왕복선의 가격이 대략 200 billion(2천억)달라 라고 하며, 물론 사람의 생명을 어찌 돈으로 환산 하겠습니까 만은 승무원 한명을 훈련하는데 드는 비용이 대략 15 million(1천5백만)달라 라고 하니 …
하지만 이 엄청난 참사의 원인은 ‘O Ring’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아시는 대로 고무로 만들어서 연결부위에 끼워 넣고 액체나 기체가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고무 링’이 추운 날씨에 굳어버리면서 연료가 새어 나왔고 그 결과 이 엄청난 참사를 일으키게 했다는 것입니다.


2천억 달라짜리 우주왕복선이 그저 ‘고무 링’ 하나로 인해 폭발을 했다는 조사 결과는 사실임에도 실로 허망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아무것도 아닌 거야, 별거 아니야’라고 지나쳐 버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귀찮아서 또는 어쩌면 무관심해서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그 ‘아무것도 아닌, 그리 중요하지 않은, 별거 아닌 것’이라고 지나쳐 버릴 때 세상과 역사는 불의와 부정이 지배하는 참사를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였던 ‘O Ring’처럼 말입니다.


야훼 하나님이 말 합니다.
“너희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되거든…. ”


광야에서 모래 바람을 맞으며 천막을 들고 유리방황 하던 히브리민족에게 모래바람을 막아 줄 성이 있고 내일 쫓겨 가지 않아도 되는 집을 짓고 살게 된 가나안의 삶은 과거를 잊게 해 주기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해서, 야훼 하나님은 저들에게 말 합니다.
“너희가 누구인지, 어떤 일들을 겪었으며, 어떻게 이곳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잊지 마라…”


오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가 일제로부터, 독재로부터, 포악하고 부정하며 무능한 권력으로부터, 잡혀가고 매를 맞고 고문을 당하며 목숨을 빼앗겼던 과거를 겪었고, 물대포에 맞아 가며 오늘 이곳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때론 되돌리고 싶지 않는 과거의 기억과 사건이이라 할지라도 그저 ‘다 지나간 일인데 뭐, 별거 아니야’라는 것으로 슬쩍 비껴 가 버리고 싶은 역사라 할지라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세대와 세대, 역사와 역사의 사이를 새지 않게 연결 해 주는 ‘O Ring’ 이기 때문입니다.


사순절 서른째 날,
오세훈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었다고 합니다.
저 자가 무슨 짓을 했었는지 역사가 새지 않도록 기억이라는 ‘O Ring’을 단단히 끼워 놓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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