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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 2021

<2021 사순절 이야기 - 스물 여섯째 날>

 

소켓 렌치(Socket Wrench)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조이는 방향은 제대로 작동을 하는데 푸는 방향은 힘을 좀 주면 헛도는 것입니다. 1/2 인치 렌치인데 Torque 렌치로 재보니 60 파운드도 힘을 받지 못합니다.


공구상에 가지고 갔습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이래 늘 알고 지냈던 주인 할아버지가 만져보더니 ‘이거 고장 났네요’라고 말 합니다. ‘그럼 다시 사야겠네요’라고 내가 말하자 할아버지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 하는 것입니다.


“이 제품은 ‘Lifetime Warranty’예요 그러니 새것으로 그냥 가져가요.”


몇 십 달라 주지 않고 산 렌치인데 ‘Lifetime Warranty’라는 것입니다. 평생토록 제품에 대해 보장을 해 준다는 것입니다. 평생토록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새것으로 교환 해 준다는 것입니다. 평생토록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결이 저들 입맛대로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개검’은 물론 ‘개판’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아마도 법원이 개판이다보니 ‘개판’이 설치는가 봅니다.
하지만 법원이 개판이 된 근본적인 이유는 판사가 자신의 판결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인 것입니다. 하다못해 몇 십 달라도 안 하는 소켓 렌치도 평생을 ‘책임’ 지고 있는데 인혁당 사법 살인을 저지른 민복기 같은 것은 ‘책임’은커녕 훈장까지 받았으니 말입니다.


예수가 말합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얼핏 들으면 신나는 말 같지만 사실 이 보다 더 두려운 말은 없을 것입니다.
‘세상 끝 날까지’라고 하니 사람의 삶이 끝나는 때까지 즉 죽으면 끝 난다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세상’이 끝나는 때까지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라고 너희들이 어떻게 사는지 내가 지켜보고 있겠다는 것이며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너희들이 한 짓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 라는 것입니다.


사순절 스물 여섯째 날,
나는 내 삶에 당당하게 책임 질 수 있다고 부끄러움 없이 말 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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