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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 2021

<2021 사순절 이야기 - 둘째 날>

 
재는 모두 같아 보이지만 같지 않습니다.
 
무엇을 태웠는가 하는 것에 따라 다른 모습의 재로 남겨 집니다.
 
어떤 것은 사랑도 명예도 남김없이 모두 태워 고운 가루가 되고, 세상에 휘날리며 향기를 내지만…
 
어떤 것은 욕망과 미련의 살점을 그대로 남겨둔 채 태워지고 재가 되어도 재가 되지 못합니다.
 
죽음은 ‘밥숟가락 놨다’에서부터 시작하여 ‘죽었다’, ‘돌아가셨다’로 이어지지만 때로는 ‘뒈졌다’로 흐르기도 합니다.
 
그 태워진 삶에 따라 산자들의 입은 죽은 자에 대해 말합니다.
 
<방용훈 사망>
 
사순절 둘째 날,
내가 떠난 후 산 자들은 내 죽음을 어떻게 말하게 될지 떨리는 마음으로 거울 앞에 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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