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로 시작을 해야 겠네요.
다음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요?
1. 혜광고등학교
2. 사리암
3. 1월 14일
4. 과 학생회장
———————–위의 힌트로 맞추시는 분은 신의 영역에 들어서신 것입니다.
5. 대통령 직선제
6. 민주화운동
———————–위의 힌트로 맞추시는 분은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분입니다.
7. 87년 6월 항쟁
8. 전기고문, 물고문
———————–여기에서 맞추신 분은 시사에 밝으신 분입니다.
마지막 결정적 힌트 나갑니다.
9. ‘탁치니 억’
———————–헉!!!아직도 모르시나요????
박종철 열사 입니다.
‘탁치니 억’이란 군사정권에 대한 조롱어를 만들어 내게하고 그해 6월항쟁의 시발점이 되었죠.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회장이었고 저의 고등학교 선배입니다.
열사가 돌아가신 날(87년 1월 14일)과 저의 결혼 기념일(2001년 1월 14일)은 같은 날짜입니다.
제가 불교학생회를 중1(85년) 부터 고3(90년)까지 다니던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 위치한
사리암에 이분의 영정이 모셔져있습니다. 물론 49재도 이곳에서 지냈습니다.
이야기를 잠시 돌려, 반야심경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제가 아는 한, 반야심경의 한 구절이 제목으로 쓰여진 영화는 2편이 있습니다.
그만큼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죠. 물론 천수경의 ‘수리수리 사바하’가 제일 유명하지만요.
하나는 임권택 감독, 강수연 주연의 ‘아제아제 바라아제’ 이며
또 다른 하나는 임창정,하지원 주연의 ‘색즉시공’으로 본 글의 주제입니다.
대 반야경이란 600권의 책을 270자의 진리로 옮겨 놓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의 일부입니다.
제목 10자와 본문을 합쳐 270자입니다.
이러한 반야심경 맨 끝 구절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는
한글로 번역하자면 ‘가세가세 진리를 향해 가세 평안의 저 언덕으로’ 정도입니다.
여기서 평안의 저 언덕은 열반의 경지, 즉 아무것도 없는 공의 경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색즉시공은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문장 일부입니다.
해석하면 ‘사리자여 물질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물질과 다르지 않으며, 물질이 곧 공이요, 공이 곧 물질이니, 느낌과 생각과 의식작용과 의식도 또한 그러하니라’입니다.
여기서 주석을 달자면 사리자는 부처님의 10대 제자중 1인인 사리불(사리푸트라)을 일컫습니다.
10명의 제자중 가장 지혜가 높고 10대 제자중 첫째 였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열사의 죽음에 비추어 볼때, 그의 죽음은 명예로울지 모르나 모든것이 공(空)으로 가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의 육체는 화장을 통해 한줌의 재로 바람에 흩날렸을 뿐입니다.
그러나 열사의 이름과 그의 정신과 그의 희생에 의해 작금의 우리가 누리는 이 빌어먹을,
그만큼 죄송스런 ‘민주주의’ 는 곧 엄연히 색(色)으로 존재합니다.
‘없는 것’이 ‘있는 것’이고 ‘있는 것’이 ‘없는 것’이다.
불혹을 넘어선 이 나이에도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리’인양,
‘손에 있는 것만이 내것’인양 살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이 배워야 하는데……..
아침마다 보는 거울 속 나는 하나라도 더 가질려고 아웅거리다 늙어 버린
초라한 색(色)만으로 존재할까 두렵습니다.
비워야 들어올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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