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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 2019

<2019 사순절 이야기 - 아홉>

새벽부터 고등학교 아이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중학교 아이들을 태우러 가는데 몸에 이상 징후가 느껴졌습니다. 내가 내 몸을 육십년 이상 사용 했으니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 정도는 내가 다 안다고 생각 했었지만 어제 아침에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알 수 없는 강렬한 욕구가 배 아래쪽으로 밀려가기 시작하더니 초등학교 아이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난 후에는 그 강렬한 욕구를 더 이상 거부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베이스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 그로서리 앞에 스쿨 버스를 세우고 화장실로 달려 가야만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 봤습니다. 내가 뭔가 상한 것을 먹지는 않았는지 또는 전혀 새로운 것을 먹었던 적은 없는지, 하지만 하루 두끼 먹는 나로서는 전혀 새로운 것이나 잘못 된 것을 먹은 기억이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다가 마침내 그 원인을 찾아 냈습니다. 그 원인은 다름이 아니라 새벽에 운전을 하면서 들었던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온 ‘나경원 인터뷰’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를 듣는 내내 참 ‘똥’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했었는데 내 몸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똥’같은 소리에 반응을 했던 것입니다. 마치 레몬을 생각하면 입에 침이 돌고, 맛난 IPA를 생각하면 동공 확장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역시 사람 몸은 마음이 지배하는 것이 맞습니다. 해서 정의를 생각하면 정의로운 삶을 살 수 있고, 불의를 생각하면 전두환이나 이명박같은 삶을 살게 되듯이 말입니다.

사순절입니다.

자유와 정의, 평등과 평화 ‘하나님 나라’를 생각했던 예수처럼 엄청난 명제는 아닐지라도, 그저 ‘사랑’이라는 생각을 가슴에 품어 보면 조금은 예수 닮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봅니다.

* 사족 : 나경원 인터뷰, 변비가 있으신 동지께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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