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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 2019

<2019 사순절 이야기 - 일곱>

오후에 집에 데려다 주는데 여자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더니 스쿨 버스가 갑자기 시끄러워 집니다. 뒤편에 앉은 남자 아이들이 눈덩이를 들고 타서는 중간 쯤 앉은 여자 아이들에게 던졌는가 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자아이들은 늘 여자아이들에게 비명을 지르게 하는 장난을 걸어 댑니다.

“누구야? 누가 던졌어?!”

언제나 톡톡 끼어들기 좋아하는 앤드류가 일어서서 외칩니다.
“헨리가 던졌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라!”

헨리는 모두가 좋아하는 때로는 모두가 시기하는 8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앤드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들이 너도 나도 손을 번쩍 들고서는 “헨리, 헨리, 헨리…” 하면서 헨리의 이름을 연호 합니다.

스쿨 버스를 세우고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모두 조용히 해! 앤드류 넌 그 자리에 앉아! 헨리 앞자리로 와!”

아이들의 연호에 화답이라도 하듯 손을 흔들며 앞자리로 옮겨 앉은 헨리가 내게 말합니다.

“Chang, 내가 안 던졌어”
“알아, But I saved you”
헨리가 빙긋 웃습니다.

사람들은 함께 모여 살아가면서 그들의 뜻을 모으고 판단하며 결정하는 최선의 방법인 ‘다수결’이라는 것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다수결’이 최선일 수는 있다 하여도 절대 선은 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수가 많다는 이유로 하여 저질러 지는 악행은 그른 것이 옳은 것으로 인정받게 되며, 악한 것에 대한 사회적 면죄부를 던져주는 우를 범하게 하였습니다.

열 명의 형들 앞에서 한 명의 요셉은 절대 소수였습니다. 하지만 다수였던 형들은 소수였던 요셉에 의해 목숨을 부지하게 됩니다. 이집트의 권력 앞에서 모세는 절대 소수 일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수인 이집트는 소수인 모세의 의해 무너집니다.

사순절,
이 천 년전 절대 소수였던 예수가 절대 옳은 편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 할 때, 오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손을 들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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