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월 08 2019

<2019 사순절 이야기 - 셋>

다윗이 골리앗과 싸워 이겼습니다.

물론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지 않았다는 것은, 즉 골리앗을 죽인 것은 엘하난이라는 성서의 기록으로 미루어 다윗이 골리앗을 죽였다는 이야기는 조작된 다윗신화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다윗이 골리앗과 싸워 이겼다”라는 말을 그저 전해들은 대로 지금까지 되뇌고 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웠든 아니든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침략자 히브리인 다윗이 원주민 블레셋인 골리앗을 죽였다고 알려진 사건에서 우리는 다윗이 이겼다는 또는 당연히 다윗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홀려 죽은 골리앗에 대해 기억하지 않는, 아니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우리들 모습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것입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법이라고 가르쳐온 인류 역사 속에서 아니 승자만이 기억되고 패자는 잊혀져버리는 세상 속에서 진정 John Lennon의 <Imagine>은 한낱 꿈에 불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You may say that I’m a dreamer / But I’m not the only one /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이라는 울림은 결국 예수가 꿈 꾼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승자에 가려 잊혀져버린 이웃 안에서 패자의 모습을 가슴으로 찾아가는 사순절이 되기를 기대 해 봅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