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월 07 2019

<2019 사순절 이야기 - 둘>

이곳은 우편 배달원이 집까지 들어와 우편물을 놓고 갈 수 없는 구조인 덕에 집 집 마다 우체통을 길가에 세워 놓습니다.

우편물을 배달하는 일에는 편리 하겠지만 겨울이 되면 우체통 수난 계절이 시작 됩니다. 특히나 눈이 많이 오는 이 지역에서는 눈 치우는 커다란 트럭이 도로에 쌓인 눈을 길 가장자리로 밀어 내는 과정에서 우체통들이 눈덩이에 맞아 부서지거나 쓰러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록 찌그러지고 깨지며 기둥이 부러져 통째로 길바닥에 내동냉이 쳐진다 하여도 우체통은 그 안에 담고 있는 소식이 있습니다. 때로는 기쁜 또는 슬프거나 화나는, 가슴을 설레게 하거나 눈물이 왈칵 터지게 하는 소식들 말입니다.

길 가에 넘어져 있는 우체통들을 보면서 우리 사는 모습을 떠 올려 봅니다. 때로는 넘어지고 부러지고 찌그러지며 깨진다 하여도 우리 역시 안에는 담겨 있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우리 몸에 성령이 담겨 있다고 했다지만 그 이름을 야훼, 붓다 또는 알라나 시바라고 부르는 것에 상관없이 우리가 ‘하늘’을 담고 있는 존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믿기에 ‘실망하지 맙시다.’ ‘자책하지 맙시다.’ ‘포기 하지 맙시다.’

우체통이 부서지는 것이 우체통의 잘못이 아니 듯, 여러분들이 아프고 쓰러지며 분노하고 슬픔에 빠지는 것 역시 여러분 잘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안에는 담겨있는 ‘하늘’을 가슴으로 찾아 위로를, 삶에 새겨 희망을 세우는 사순절이 되시기를 빕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