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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9 2018

2018 사순절 이야기 – 스물한 번째 편지

잠언 12:15…
<어리석은 사람은 제 잘난 멋에 살고 슬기로운 사람은 충고를 받아들인다. 미련한 사람은 쉽게 화를 내지만, 슬기로운 사람은 모욕을 참는다.>

사람의 기운은 아래서 위로 올라가고, 사람의 육신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때와 장소 구분 없이 뛰고 달리는 것은 기운이 발에 있기 때문이고, 노인들이 잔소리가 많아지는 것은 기운이 모두 입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운이 머리까지 올라가고 나면 마침내 훨훨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머리로부터 점점 내려오기 시작한 육신은 가슴을 부풀리고, 배로 내려와 불뚝 나오게 하며, 축 처진 배를 지나 무릎을 통해 발까지 내려오고 나면 마침내 땅으로 되 돌아가 버린 다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시간이 있고 그 시간에 따라 사람은 불혹을 거치고 지천명을 지나 귀가 부드러워지는 이순에 다다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 알게 되는 이순(耳順)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나이가 육십이 되어야 이순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발에서 머리로 올라간 기운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세상의 소리와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순에 이른 슬기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머리로부터 내려간 육신으로 단단해진 무릎을 가진 사람이라면 진실 앞에 무릎을 꿇을 때, 정의를 위해 모욕을 당할 때 오히려 당당한 슬기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육십이 되어도 기운이 그저 발에 남아 듣기 싫은 소리나 반대되는 말에 ‘발끈’하고 ‘팔짝’뛰는 꼴을 드러낸다면 그리고 육신이 아직 목에 남아 그저 제 잘난 줄 알고 고개 숙일 줄 모른다면 결국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어차피 하늘로 올라갈 기운이고 땅으로 내려갈 육신입니다. 다 올라가 버리기 전에 땅으로 다 스며들어가 버리기 전에 사람을 존중하고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진리 앞에 고개 숙이고 진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사는 자가 슬기로운 사람이라고 하나님이 가르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장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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