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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 2018

2018 사순절 이야기 – 에필로그

목사 안수를 받은 이후 매년 이맘때만 되면 어딘가가 아팠었다.
사순절이라서, 예수의 고통에 함께 하려고 아프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하지만 목사 된지 삼십년 만에 이 얼마나 싸가지 없는 생각이었는지를 마침내 깨달았다.
내가 아픈 것은 내가 아플 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모든 아픔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
그러므로 그 아픔을 없애는 것도 내 몫이다.

물론 아픈 것을 그대로 버티고 살겠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 아픔이 역사와 세상의 아픔이라면
그 아픔이 민족과 민중의 아픔이라면
나로 인해 아픈 역사와 세상, 민족과 민중을 외면 해 버린다면…

아픈 자의 편지를 끝까지 받아주신 동지 여러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아프지 마시라…

2018년 사순절의 마지막 날에.
장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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