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월 10 2018

2018 사순절 이야기 – 스물두 번째 편지

잠언 13:3, 20.
<입에 재갈을 물리면 목숨을 지키지만 입을 함부로 놀리면 목숨을 잃는다. 슬기로운 사람과 어울리면 슬기로워지고 어리석은 자와 짝하면 해를 입는다.>

동 서양에 있어 자살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동양의 정서는 ‘결백’을 떠올리게 되지만 서양의 정서는 ‘속죄’를 연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입에 재갈을 물려 놓은 사회에서 재갈을 풀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으로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것이 동양의 정서라고 하면 오히려 입을 열었던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마지막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서양의 사고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마을마다 열녀문을 세워 놓고 가문의 영광이라 칭송 했던 우리네 정서에서 ‘MeToo’가 심히 불편 할 것은 익히 짐작을 했지만 살기위해 입에 재갈을 물어야 했던 사회에서 이제 살기 위해 그 재갈을 풀고자 하는 몸부림에 ’WithYou’로 함께 하는 것이 어쩌면 불편하고 아프더라도 여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려 놓았던 사회를 지배했던 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책임인 것입니다.

6.13 지방선거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루는 곳에서는 흔히 말하는 얼굴 잘 알려진 사람들을 영입해서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한답니다. 하지만 영입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슬기로운 사람과 어울리면 슬기로워지고 어리석은 사람과 짝하면 해를 입는다.>는 말 보다는 <슬기로운 사람이기에 슬기로운 사람과 어울리며 해를 자초 하는 사람이기에 어리석은 사람들과 짝을 한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록은 동색’이라 했으니 말입니다.

슬기로운 사람을 찾기 보다는 먼저 슬기로워 져야 합니다. 슬기로움으로 스스로 입의 재갈을 풀어 버릴 때 슬기로운 사람들이 모여 함께 외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호준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