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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 2017

2017 사순절 이야기 (25) – 들꽃의 노래

 

2년 가까운 스토어스에서의 생활을 이제 마무리하려합니다. 제게 좀 더 익숙한 시카고로 돌아가려니 새로운 시작의 설렘과 기쁨에 들뜨지만, 이 곳에서의 짧지만 길었던 시간도 다시 되돌아보게됩니다. 저에게는 외로움과 기다림으로 ‘번데기’ 같은 시절을 보낸 곳이지만 앞으로 제 인생의 책장들이 많이 넘어간 후엔 이 시간도 또한 추억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힘든 시간 제게 많은 위로가 되었던 시와 노래를 공유합니다.

또 어딘가 외롭게 쭈그리고 있을지 모르는 또 다른 ‘번데기’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느 시골길에서 아름다운 들꽃을 만났다.
너무 예뻐 사진도 찍고 요모조모 들여다보았다.
개망초다.

 

‘화해’라는 꽃말을 지닌 개망초는 차로 마시면 열을 내리는 데 그만이라고 한다.
그런데 농부들에게는 당장 제거해야 할 잡초일 뿐이란다.

 

이름도 엄연히 있는데
이름 모를 잡초가 아닌데
저렇게 예쁜데

 

서 있는 곳에 따라 미소를 머금게 하는 예쁜 꽃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잡초가 되기도 한다

이주형 <어른이고 싶은 날>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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