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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 2017

2017 사순절 이야기 (14) – 분식회계

 – 김부름 –

 

분식회계란 단어가 있습니다.

장부를 조작하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여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실적을 사실보다 더 나아 보이게 하는 행위를 칭하는 이 단어에서 ‘분식’은 ‘분칠하여 실제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꾸민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분식회계는 부진한 실적과 약화된 재무상태처럼 회사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의 증상들을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숨김으로써 제각기 적절히 대응할 시기를 놓치게 하고 급기야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게 되면 결국 그 막대한 손실은 고스란히 근로자들과 거래처, 채권자들과 투자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또한 분식회계는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듦으로써 경제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입니다.

성서를 읽다보면 이와 같이 ‘분칠’을, 아니 ‘회칠’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셔서 성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실 때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하도다 (마 23:27-28).” 사회의 무엇 하나 나아지게 할 수 없는 본질을 떠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겉치레, 그리고 본질을 떠난 교리로 자신들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현혹하여 사회를 점점 더 병들어 가게 하는 그들의 악행에 대해 예수께서는 정면으로 비판하셨습니다.

한 번 ‘분칠’을 시작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결국 정상화되지 못하고 끊임없는 ‘분칠’ 끝에 회생불능 상태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성서 속의 예루살렘의 모습도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오랜 세월 본질에서 벗어난 자신들의 악행으로 말미암아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던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거짓과 위선으로 ‘분칠’을 거듭하고 은폐해오던 예루살렘의 기득권층. 그들은 예수께서 외치신 합리적인 비판에 철저한 자기 반성과 개혁을 통해 스스로와 사회를 정화시키는 길을 택하는  대신 그를 신성모독을 한 대역죄인으로 몰아 죽게했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들이 살아오던 방식을 고수해나갔습니다.

그로부터 2000여년이나 지난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거짓뉴스, ‘대안적 사실’, 분식회계 등과 같이 진실을 왜곡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은폐해버리려고하는, 책임을 회피하려고하는 일들이 매일 판을 치는 세상. 사순절을 맞아 이런 세상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가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다시금 고심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1 comment

  1. 삯꾼

    여하튼 못 된 짓을 하는 놈들을 어떻게든 하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참 잘못 만드신 듯 생각 됩니다.

    하지만 못 된 짓을 하는 놈들을 보고 나쁘다는 것을 아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잘 만드신 듯 합니다. ㅎㅎ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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