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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 2017

2017 사순절이야기 (9)

  – 강경옥 –

 

안녕하세요.

저희는 고광웅, 강경옥, 고재원, 고아라 가정입니다.

저는 사순절 이야기 글 작성을 요청받고도 사순절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 갸우뚱할 정도로 기독교 교리나 예수님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어렸을 때 친구 따라 한참동안 주일 교회에 꾸준히 나가며 예배도 드리고 크리스마스 행사 무대에 올랐던 기억도 있고, 교환학생 시절 기독교 학교 내의 성경모임도 잠시나마 열심히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제가 순수하게 기독교에 신앙적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친한 친구따라 가서 좋은 말씀이라도 듣고 오라는 어머니의 관대한 교육관(저희 친정은 전형적인 불교 집안입니다)과 말도 잘 안 통하는 곳에서 친구나 사귀어 볼 요량으로 참여했던 것들이었고, 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신앙심으로 크게 발전하지 못한 상태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특히나 이렇게 종교적인 이해와 깊이가 요구되는 글을 쓰기가 부담스럽고 겁이 나지만, 저희들이 뉴헤이븐에 사는 동안 목사님 뵈러 올라갔을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셨던 분들이 떠올라 저희들 근황이라도 알려드리고자 용기를 내어봅니다.

저희는 2014년 2월에 한국에 들어와서 남편은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동안 이런저런 과제들도 많이 수행하고 있고 연구실에 학생들도 여럿이 같이 생활하고 있으니 잘 적응하고 있어 보입니다.

저는 2014년 가을학기부터 연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해서 이번 학기에 졸업논문을 쓰고 있는 중이며, 제 지도교수님께서 올 해 8월에 정년퇴임이시라 이번 여름에 꼭 졸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들, 재원이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지금은 어엿한 초등학교 2학년생이 되었답니다. 늘어난 한국어 실력만큼 영어는 잊어버렸지만, 오가는 대화 속에 종종 미국에서의 경험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불쑥불쑥 꺼내는 걸 보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부분도 많아 보입니다. 그저께는 새 학기가 시작되어 학급임원 선거를 하였는데 반장선거에서 떨어져서 무척이나 아쉬워하다 어제 우리집 반장선거를 치뤘고 그 결과 당당히 반장에 당선되어 당분간 저희 집 반장 노릇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희 집 부반장으로 당선된 고아라 양도 소개해드리면, 아라는 2014년 12월 24일 이브에 태어났고 이제 27개월되었네요. 오빠를 엄청 좋아하고 따르는 것 같으면서도 오빠한테 절대 지지 않으려고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애교도 많고 샘도 많은 저희 집 막내입니다.

저희는 지난 해 가을로 접어들 무렵 일산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지난 해는 호수공원의 면면을 미처 다 못 겪어본 것 같은데 올 해 봄부터는 호수공원 가까이 사는 이점을 최대한 누려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이제 드디어 보조바퀴 없이 자전거 타는 방법을 깨우치고 자전거 타는 재미를 알게 된 재원이와 자기 자전거가 없다고 책에서 세발자건거를 찾아 보이며 ‘이거, 이거, 아라!’하는 둘째를 데리고 호수공원의 변화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느껴볼 것입니다.

제 학교 생활도 해야하고, 아이들 둘 돌본다는 핑계로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많지 않고 일상이 바쁘고 정신 없습니다만, 이렇게 보내는 하루하루 속에서도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사순절은 인류를 위해 고난 받으신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며, 자신에 대한 회개 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의 어려움과 고난도 돌아보는 기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루하루의 주어진 일들을 겨우겨우 감당해내느라 미처 돌아보지 못하는 내 주변의 일들과 이웃들의 동정을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잠시나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저희 가족도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닌, 주변의 이웃들의 어려움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생각해보는 삶을 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스토어스 가정에도 행복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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