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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1 2017

2017 사순절 이야기 (27)

안녕하세요? 하리엄마라는 아직은 낯선이름으로 9개월째 고군분투하며 지내는 최지은입니다.

어제 한국발 택배가 또 도착했습니다. 말그대로 또! 왔습니다.
엄마는 택배를 자주 보내 주십니다. 2002년 고향집을 떠나 대학교에 진학 할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꾸준히 보내 주십니다. 하물며 2014년부터는 수령지가 코네티컷입니다. 물품은 아주 다양합니다. 첫 기숙사 생활의 낯설고 무섭던(?) 룸메이트 언니와 친해 질 수 있도록 도와준 감귤 한 박스부터 하리아빠에게 느낌 있는 한 잔을 선물해주는 업소용 참이슬 소주잔 그리고 하리의 민머리를 감춰 줄 여자여자한 레이스 모자까지 다양합니다.

한 번은 택배를 준비하는 부모님의 수고로움과 십수만원하는 배송비가 죄송스러워서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택배를 그만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단 번에 돌아온 엄마의 대답은 “내 즐거움을 왜~ 니가 막으려고하니?” 였습니다. 택배를 준비하고 보내는 일이 힘든게 아니라 엄마 일상의 즐거움이라고 하셨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음식, 물건, 노래, 책, 뉴스 등 모든 사물들을 자식과 연결 지으시는 것이 즐겁다 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엄마의 즐거운 선물인 택배를 사양 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의 중심에는 자식인 제가 있었습니다.
일상의 모든것이 자식인 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귀하고 귀하게 말입니다.

2014년 4월 16일은 아주 슬픈 날이었습니다.

그 후, 1081일 동안 미 수습자 9명 부모의 세상은 멈춰있습니다. 이들의 귀하고 귀한 자식들이 차가운 바다 한 복판에 갇혀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드디어 이 귀한 9명의 자식들이 부모곁으로 돌아 오고 있습니다.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은화
언제나 아픈 엄마를 걱정했던 다윤이
엄마 아빠와 친구처럼 친한 영인이
음악을 좋아하고 기타를 사랑한 현철이
구명조끼를 벗어주며 탈출을 도왔던 ‘또치쌤’ 고창석 선생님
누구보다 제자를 사랑한 ‘학생부장’ 양승진 선생님
아들과 함께 사는게 소원이라던 이영숙씨
새 보금자리를 찾아 이사를 가던 혁규와 혁규아버지

 

이 모두가 엄마의 중심이고 또 한 가정의 중심이셨을 겁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가 돌아올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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