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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 2013

2013 사순절 이야기-32-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안녕하세요, 선아애밉니다.

교회 홈피에 처음으로 글을 남기네요 ^^…

유학생활을 시작한지도 벌써 7개월, 익숙해진 부분도 있지만 아직도 하루하루가 만만치 않습니다. 다음주면 봄방학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는 부담감에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네요 ^^…

저는 이번 유학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나누고자 합니다.

소싯적에는 ‘최선을 다하자. 노력하면 된다. 정말 원하고 그것을 위해 하루하루 성실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신조 아래 살아왔던 듯합니다. 물론 열심히 살면서 배우고 얻은 것도 많았지요. 하지만, 이 기본 사고 속에 또다른 오만함?도 함께 있었음을 깨달았던 7개월이었습니다..  이야기인즉, 예전에는  누군가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을때 (저를 포함하여), 저는 자연스레 “최선을 다하지 않은거야. 최선을 다하지 않고 불평을 하면 안되지. 정말 노력하면 결과가 달랐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왔어요.  각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역량과 환경이 너무나도 다를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지요..   You can do it, I can do it.. 이 사고 속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면 불평조차 할 자격이 안된다..라는 전제도 숨어 있었어요.

영어, 학교에서 배운 시험용 영어 말고는 따로 영어를 배운적이 없던 저로서는, 영어로 말하고 글을 쓴다는게 너무나도 큰 장벽이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면, 그리고 정말 노력하면 영어실력이 눈부시게 향상될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수업과 실습도 노력하면 쉽게 따라잡을 수 있을꺼라 생각했어요. 또, 선아를 기르면서 공부하는 것도 잘 해 낼 수 있으리라 믿었죠 (노력하면 되!!! 안될게 뭐있어!!!이런 정신으로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제가 원하는 만큼 공부에 투자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했고, 또 남은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학업과 영어에 집중하고 노력했건만, 생산성은 매우 낮기만 했고… ㅎㅎ  아이를 기르며 공부를 한다는게,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만만치 않았어요. 영어도 힘들었고, 학교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한참 동안을 직장인으로, 가정주부로 살아왔던 저로서는..다시 학생이 된다는 것 자체가 또다른 도전이었구요 (한마디로 기존에 배웠던 것을 다 까먹은 상태 ^^). 가뜩이나 낯선데 이걸 영어로 한다니.. 뭐..  또 나이도 한몫 하는 것 같구요 (ㅋ 확실히 다르더라구요.  체력과 기억력, 두 가지가 말이지요) 여튼… 여러 상황이 겹쳤고, 노력하고 싶은만큼 노력하기조차 힘든 환경적/상황적 제약이 있다는 것도 많이 느꼈었죠..

어느순간 완전히 바보가 된 듯한 느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학업에서,  TA/RA 배정받는 과정에서, 임상 실습을 시작하며, 여기 미국인 동기들이 10분만에 하는 것을 두시간씩 잡고 있으면서 끙끙대는 저를 보면서, …  이 7개월동안 정말 많은걸 배웠어요.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없는것,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어떤 것들인지 배워가는 시기였어요.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건방지게 혹은 함부로..제 자신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노력을 안한거야’라는 속단은 하지 않을 듯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무척 쉬운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일 수 있음을.. 그런 차이를 무시하고 ‘똑같은 잣대’로 저 자신이나 상대방을 평가하는 일은 무척이나 줄어들 듯합니다.

 

여튼… 아아, 봄방학이 끝나가는게 너무 싫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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