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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 2010

사순절 이야기 <7> 세상속의 교회, Village Church

어느덧 오하이오로 이사온지도 7달이 넘었네요. 새로 시작한 직장과 살아가는 동네에 차츰 눈이 떠져가는 중임다.

새로 정착한 동네에서 교회를 찾는일은 당근 중요한 일입니다. 학교에 붙어있는 성당이 있었슴다. 저희집에서 가까운데다가 인상 진짜좋고 술 무지좋아하는 한인 신부님이 박사과정 유학생으로 계시는 동안 가끔은 시무도 하시는 곳이라서 별 생각없이 다니기 시작했었슴다. 그 신부님 참 좋은분임다. 신부님께서 같이 술마시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가끔 시카고나 디트로이트에서 인삼도 사다가 먹이십니다. 그야말로 중단없는 사랑의 실천이죠. 제게는 인삼을 한번만 사다주시는 걸 보면 저랑은 그리 같이놀고 싶지 않으신 모양임다.

원래 저희 집사람은 성당 출신이고 경희도 싫어하는 기색이 없길래 저에겐 좀 불편한게 있어도 몇주 열심히 나갔었슴다. 제겐 미사도중에 계속 일어섰다 앉았다 하는게 좀 힘들더군요. 언제 일어나야 하는지도 정확하게 모르겠고… 그저 경희나 경희모가 시키는데로 했슴다. 원래 전 어릴때부터 교회에 잡생각하러 나갔었슴다. 어릴적에는 주로 만화생각을 했슴다. “저 스테인드 글라스를 뚫고 갑자기 그레이트 마징가가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곧 교회지붕은 반으로 열리고 마징가를 부양시켜주는 부스터도 따라서 날아 들어올까?” 조금 더 커가면서는 망상하는 수준도 날로 성장했슴다. “저 앞에 앉아있는 임명은이가 (고등학교때 짝사랑하던 여학생) 갑자기 나한테 걸어와서 사귀자고 함 어떻게 할까?” “함 생각해 볼께” 라고할까 그냥 솔직히 “그래 사귀자 나두 사실 말할려구 했어” 라고 할까? 삼십대 들어서는 주로 다음주말 골프팀 짜는 일에 설교시간을 할애했슴다 (그거 생각보다 시간 아주 오래걸립니다). 교회에 가서 그런데로 정신차리고 설교를 들어본건 스토어스 교회가 사실 첨 임다. 장호준 목사님의 출중한 설교를 뒤로하고 다소 지루한 미국신부님 강론을 들으니 바로 옛날로 다시 돌아갔슴다. 집사람도 하늘나라 얘기를 많이하시는 신부님 강론이 별로 흥미가 없었는지 몇주후 자연스레 학교앞 성당을 안가게 되었슴다.

지난주에 드디어 다닐만한 교회를 찾았슴다. 제가 있는곳에서 가까이 있는 도시인 톨레도에 있는 UCC 임다. 이름은 Village Church. 스토어스 미국교회처럼 오래되고 자리가 잡힌 교회가 아니고 이제 시작하는 모임입니다. 집사람 기질에 맞게 주로 과격한 사회봉사를 추구할것같은 모임임다. Inner city missionary 가 주목적인 관계로 다 무너져가는 동네에 있는, 문닫은 반지하 Bar 에서 예배를 봅니다. 밤엔 도저히 못갈것같은 동네에 있슴다. 술집 테이블에 여기저기 모여앉으니 일단 분위기는 살더군요. 다음에는 사진 함 찍어 올리겠슴다. 처음가서 관광온거처럼 사진찍어대기가 좀 미안해서…

이상 사순절을 맞아 보고드린 경희네가 교회 찾아가는 야그였슴다. 다들 지내시는 자리에서 행복하시길. Peace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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