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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 2015

사순절 2015 – 여섯번째 이야기

긴 휴가를 끝내고 일더미에 파 묻혀 있다가 머리나 식힐겸 가볍게 사순절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교회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흔히 예를 드는 것 중 하나가 지하철역 앞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인데요.. 전 그정도 까진 아니더라도, 대학교 안이나 교회 앞 길바닥에서 기타 치면서 복음성가 부르면서 ‘예수 믿으세요’ 하는 일은 좀 해봤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제가 했던 일이나 지하철에서 확성기 들고 외치는 사람이나 거기서 거기인듯 하네요…

 

그런데 전도란 것이 꼭 ‘예수 믿고 천국가라’를 강요해야 하는 것인지 저는 아리송 하기만 합니다. 해석하기 따라서 엄청난 견해의 차이를 보이는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라는 지상명령이, 이슬람 국가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거나, ‘너 예수 안믿어? 그럼 넌 이단이네? 사탄의 자식아 죽어라!’ 라고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몇명이나 전도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몇명이나 전도했는지도 모르겠구요. (길바닥에서 ‘예수 믿어라’라고 부른 노래에 얻어걸린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불특정 다수에게 ‘예수 믿어라!’ 라고 외치는 것과, 내가 아는 사람에게 ‘예수처럼 살자’ 라고 하는 것 둘다 힘든 일이겠지만, 저는 전자 보다는 후자쪽에 더 비중을 두고 살고 있습니다. ‘예수믿고 천국가자’라는게 아닌, ‘이웃을 사랑하고 다른것을 포용하자’라는 삶의 방식으로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깨알같이 알고 있는 배우자나 자식, 혹은 친구의 경우 ‘예수처럼 살자’라는 말을 했을 때 ‘니가 하는 꼬라지를 보니 난 교회 안 갈래’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선 평소에 행동거지를 잘 해야 되겠죠.

 

제 자식들이 머리가 커서 의사 결정을 내릴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 ‘아빠의 삶을 보니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는 것 같다’라는 생각만 전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은재나 단아가 나중에 커서 머리깎고 중이 된다거나, 무슬림이 된다고 해도 제가 강제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겠지만요… ㅎㅎ

 

 

적어도 이런 그림은 안나오게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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