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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 2009

누가 그를 – 3/10

지난 주말에 하트포드 쉘터에서 미쉘이 전화를 했다. 메세지를 듣고서도 뭐가 그리 바뻤는지 오늘에서야 통화를 했다. 꼭 도움이 필요해서 어쩔수 없이 전화 하게되었다며 털어놓은 이야기는 어떤 한국 아주머니에 대한 것이었다.

힘든 삶의 모습이 온 몸에서 배어나오는 그 아주머니를 만난 것은 수년 전 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무료 요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를 통해서였다. 그 간호사는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한국인 환자가 있는데 그 환자의 부인이 절실히 도움을 청한다고 하면서 내게 연락을 했다.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몇일 지나서 그 아주머니가 내게 연락을 했다.

어려서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고한다. 뉴욕과 뉴저지에서 살았었고 결혼을 해서 아들 둘을 두었는데 모두 뉴욕에서 사는 것만 알 뿐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뉴저지에 오빠와 어머니가 살고있지만 연락을 끊은지 오래 되었고 남편과 단 둘이 커네티컷으로 옮겨온지 얼마 안되서 남편이 병이들었고 이곳에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도움을 받을 길이 전혀 없으며 수중에 단 한푼의 돈도 가진 것이 없다고 했다. 우선 거처가 없다고 하기에 쉘터를 소개 시켜주었고 아는 사람을 통해 일 자리를 마련 해 주었다. 남편이 퇴원하게 될 때를 위해 최소한 방이라도 얻을 만한 정도의 돈은 준비 해 두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소개시켜준 일터에서 출근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고 그 연락이 있은 후 커네티컷 여자 형무소인 York Center 채플린에게서 그 아주머니가 그곳에 수감되어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형무소에서 만난 그 아주머니는 법정 출두일을 어긴 혐의로 수감이 되었다고 하면서 곧 법정에 가서 재판을 받고나면 풀려 날 것이라고 했다.

출소한 이후에도 한 두번 더 쉘터와 직장을 소개 해 주었고 그런 와중에서도 다시 경찰에 검거되어 보석금을 내 달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얼마간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그 아주머니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은 하트포드 쉘터에서 일하는 아서로 부터였다. 아서는 그 아주머니가 쉘터에 있다가 경찰에게 검거되어 형무소에 수감 되었으며 당분간 형무소에 있어야 할 텐데 그 아주머니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고 하면서 그 물건들을 어떻게 처리 해야 할 지 내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알지 못하는 나에게 아서가 조심스럽게 꺼낸 말은 근처에 있는 스토리지에 맡겨 두었다가 언제든 그 아주머니가 출소하게되면 찾아가게 하자는 것이었으며 내게 스토리지 비용을 내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내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아서에게 물어보자 그 아주머니가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내게 연락을 하면 도와 줄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결국 난 크레딧 카드 번호를 알려주고 비용을 내주겠다고 했다. 몇 달 후 스토리지 회사에서 결려온 전화를 통해서 그 아주머니가 출소했으며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간 것을 알게 되었고 그 후 스토리지 비용은 더 이상 청구되지 않았다.

스토리지에서 물건을 찾아간 이후 전혀 연락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미쉘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다시 형무소에 들어갔으며 지난번 처럼 물건들을 그대로 쉘터에 남겨두었다는 것이다. 결국 나는 크레팃 카드 번호를 다시 불러 주었다.

그러나 나는 사람도 아닌 벌레요,
사람들의 조롱거리,
백성의 멸시거리일 뿐입니다.
나를 보는 사람은 누구나
나를 빗대어서 조롱하며,
입슬을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면서 비아냥댑니다.
“그가 주에게 그토록 의지 하였다면,
주가 그를 구하여 주겠지.
그가 그토록 주의 마음에 들었다면,
주가 그를 건져주겠지” 합니다.
시편 22:6-8

사순절,
머리를 흔들고 비야냥 거리며 그냥 지나쳐 가는 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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