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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5 2009

나는 아무것도 – 3/5

버스에는 signed seat 이라는 것이 있다.
자리를 정해주고 그 자리에만 앉도록 하는 것인데 학년 초에 아이들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말썽을 피우거나 말을 잘 안 듣는 아이들에게 벌을 주는 방법으로 사용 하기도 한다.
하지만 목적이야 어찌 되었든 결국 아이들의 자리 선택권을 제한하는 구속의 일종이다. 그래서 나는 결코 signed seat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에 의해서 signed seat 이 정해지는 경우도 있다. Detention 의 한가지로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격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물론 이것 역시 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지난주에 남자아이들 Aaron, Spencer, Corby 셋이 한꺼번에 signed seat을 받아가지고 왔다.
Signed seat paper를 덜렁 거리며 들고온 아이들에게 물어왔다.

“너희들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signed seat을 받았냐?”
Aaron : 새로전학온 아이가 먼저 밀쳐서 나도 같이 밀었을 뿐인데 괜히 나만 …
Spencer : 난 잘못한 것 없는데 Miss Parker 가 잘못 알고 괜히 나한테 …
Corby : 난 뭘 잘 못했는지 모르겠는데 왜 나한테…

주께서는 나의 마음을 시험하여 보시고,
밤새도록 심문하시며 단련시켜 보셨지만
내 잘못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내가 입으로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이야 어떠했든지,
나만은 주께서 하신 말씀을 따랐기에,
약탈하는 무리의 길로 가지 않았습니다.
내 발걸음이
주의 발자취만을 따랐기에,
그 길에서 벗어난 일이 없었습니다.
시편 17:3-5

난 잘못 한 것이 없는데
난 정말 잘못 한 것이 없는데
난 정말 아무것도 잘못 한 것이 없는데

‘남들이야 어떠했든지 나만은’ 이라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는 것은
온전한 정신이 아니거나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결과일 것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존재가 바로 나 이듯이,
내 잘못을 가장 잘 알고있는 존재가 또한 나 자신이다.

사순절,
왜라는 원인을 누군가에게 묻기 전에 원인의 한 가운데 내가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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