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 변호사님,
“한시 반에 보딩이라, 지금 비행기 타려고 기다리고 있어요.”
어찌 하다 보니 세월이 이렇게 지났습니다.
이곳에서 스토어스 한인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이기 시작 한 것이 2005년 12월 이었는데,
그 동안 이 곳에서 멈춰 가셨던 분들의 이름이 제 기억 한 장이 모자를 만큼 가득 채우게 되었습니다.
사람이란 것이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것인지라,
어차피 처음 이곳에 올 때부터 떠나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껏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어 주구장장 남아있는 제게 있어 행복 한 것은,
비록 왔다 가는 사람들 사이에 더불어 살면서도,
지금껏 한 번도 누군가 떠날 때 ‘허이구, 저 인간 잘 갔다.’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섭섭함의 정도 또는 기억남의 정도 아니면 가슴 아픔의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이젠 헤어짐을 즐겨야지’라고 말은 하면서도 솔직히 그렇게 말처럼 되지 않는 것은 이 자리를 지나가신 모든 분들이 남겨 놓으신 모습들이 진정 아름다웠기 때문 일 것입니다.
지금도 문뜩문뜩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기억 속에 남아있는 사람들… 그런가하면 앞으로 떠나야 할 사람들… 아니 보내야 할 사람들…
떠난 사람은 새로운 추억을 만들며 살아가겠지만, 남은 사람은 남겨진 추억에 담겨져 살아야 한다는 것이 조금 억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갈 사람은 가야 하는 것이 정해진 이치인지라, 보냄이 가슴 아픈 것처럼 만남이 설레이는 것이기에 이것도 다 내게 주어진 길이겠거니 하며 오늘도 새로운 설레임을 기다려 봅니다.
insha’ Allah!
이 변호사님, 김 서기관님 그리고 주희, 새로운 추억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시기를 빌어봅니다.
장호준
참, 미녀 간호사 연은주씨, 한국 가서 결혼식 하고 돌아 왔다고 몇 일전 전화 했더군요.
다음에 만나거든 결혼 “빵” 이라도 한 번 돌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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