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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8 2010

사순절 이야기 <17> 삶의 넋두리

열일곱번째 사순절 이야기

어느 조직에 있던지 어려운 상황은 누구에게나 있는가 봅니다. 다양한 분야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봐도 불만사항이 늘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젊은 나이에 교직의 길을 입문한지라 올해 교직생활 16년째를 맞이 합니다. 1년을 미국 코네티컷에서 생활했으니 정확하게는 15년이네요. 예전에 비해 요즘 지방 사립대학은 신입생 모집 등으로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아직 재단과 대립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더욱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집사람은 최소한 20년은 채워야 한다고 압박을 주네요. 그래야지 연금을 꾀 받을 수 있거든요.^^
그 당시에는 못 느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스토어스에서의 1년생활이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편안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기에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기분좋게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동안 평온했던 학교에 재단의 횡포로 인해 총장을 비롯한 많은 교수들의 해임과 직위해제(아직도 재단의 횡포는 진행중임), 뜻을 같이 했던 동료 교수들의 교수협의회 탈퇴로 인한 서운함, 4월초에 고혈압으로 갑자스레 쓰러져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신 둘째 누님, 어머님 생신날에 갑작스럽게 쓰러지신 어머니(나중에 알려진 병명은 귀의 세 반고리관에 이상이 생김), 심장 혈관협착증으로 수술하신 장인어른(아주 힘들고 위험했던 수술), 갑자기 거동을 못하셨던 아버지(나중에 알려진 병명은 들쥐의 진더기가 옮기는 쯔쯔가무시병), 이와 같은 일련의 일들을 겪고 나니 왠 만한 일에는 신경이 무뎌지더군요. ^^ 집사람도 덕분에 몸무게가 엄청나게 빠졌죠.
며칠 전에 제 연구실 옆방에 새로 이사를 오신 선배 교수님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분은 지난해에 연구년을 이용하여 간 이식 수술을 했다더군요. 아직도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며, 5년정도 더 지나봐야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시면서 죽음의 문턱까지 한 번 가 봤더니 세상사 모든 일에 욕심이 생기지 않게 되더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길지 않은 인생 그렇게 아옹다옹 살지 말자고 하시데요.
벌써 40대 중반을 지났는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철들려면 멀었나 봅니다. 이러다 철들면 바로 노망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결혼을 좀 늦게 한 편인데, 연애할 능력은 없고, 선을 봐도 잘 안되고 해서…그래서 결혼 전에 이런 생각을 자주 한 적이 있습니다. 도대체 나의 와이프는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내가 낳은 아이는 어떤 모습일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가 생각한 대로 100%는 아니지만 비슷하게 이루어 지더군요.
요즘은 또 애들 교육 때문에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몇 년이 지난 후의 애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넋두리를 늘어 놓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네요. 그리고 오랜만에 지난 일들을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2 comments

  1. 기현애비

    하나님도
    인간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준다고 하신거 같은데…

    챨스교수님네가 겪으신 일련의 소설같은 얘기를 보면
    하나님이 교수님네의 깜냥을 과대평가하신건지…
    결국은 다 이겨내신 교수님네를 보면 것두 맞는 말인건지…

    참 대단하시네요…
    괜시리 여기서 이산가족이랍시고 찡찡대던게 부끄럽기도 하고.

    넉넉한 챨스교수님의 미소가 그립습니다. 투쟁!!!

  2. 제가 아는 사람중에 완전 개망나니로 자타가 인정 했던 사람이 있었답니다. 어찌어찌 결혼해서 얼마지나더니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주변에서 ‘우와… 인간이 변해도 저렇게 변 할 수는 없는 법인데…’라고 했더랍니다. 한마디로 철듦의 극치에 이르렀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러더니…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죽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랬답니다.
    “흠… 역시 개망나니는 개망나니로 그냥 살아야 해, 괜히 철들어 가지고…츠츠츠”

    피에수: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든지 와이프 자랑을 빼놓지 않으시는 것을 보면 역시 고수이십니다. ㅋㅋ

    내일 이야기는 전영선 선생님께서 이어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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