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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 2015

사순절 2015 – 스물 네번째

삼월인데 새벽에 갑자기 날이 다시 추워 졌습니다.

 

장갑을 꼈는데 오른손 엄지 아래쪽이 차갑습니다. 전에부터 그 곳에 구멍이 났던 것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겨울도 다 지났다는 생각에 그저 버텼던 것인데 운전대를 잡으려니 자꾸만 오른손 엄지 아래가 차갑습니다. 하는 수 없이 여벌로 가지고 다니는 장갑을 꺼내 두겹으로 끼었습니다. 그런데 장갑을 두 겹으로 낀 후에도 오른 손 엄지 아래 쭉이 차갑습니다. 어두운 새벽이라 잘 보이지 않아 몰랐었는데 자세히 보니 두 장갑이 모두 오른손 엄지 아래쪽에 구멍이 났던 것입니다. 다른 부분은 모두 멀쩡한데 두 장갑이 똑같이 오른손 엄지 아래 부분만 구멍이 났습니다. 그러니 두 겹으로 장갑을 끼었다 해도 결국 오른 손 엄지 아래쪽이 차갑기는 마찬가지 였습니다. 똑같은 곳에 똑같은 구멍이 뚫린 것을 보니 아마도 내게 있어서는 장갑의 오른손 엄지 아래쪽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 봅니다.

 

장갑 뿐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삶의 모습에서도 또는 생각의 방향에서도 우리들은 늘 사용하는 곳만 늘 생각하는 방향에만 집중을 하는 가 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삶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다른 생각의 시각을 갖지 못 하게 됩니다. 그 결과 내 삶의 모습과 내 생각만이 옳다는 어거지에 빠지게 되고 나와 다른 모습과 생각에 대해 비난하고 인정하려 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 역시 자신들이 삶과 시각만을 옳다고 믿고 우겼던 권력자들에 위해 자행 된 것이었습니다. 제사장들, 율법주의자들, 사회와 종교적 권력을 쥔 자들의 ‘갑’질이 결국 예수를 제거 하게 이른 것입니다.

 

사순절,

혹시 나 역시 그 권력자들처럼 나와 다른 삶의 모습과 생각을 갖은 누군가를 십자가에 매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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