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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 2011

사순절 이야기 (8) – 경은맘…

“선생님, 눈이 왜 그래요?” “어, 선생님 눈이 빨개요, 여기가”
첨엔 대수롭지 않게 들었는데, 반 아이 몇 명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계속 제 눈을 가리킵니다.
“왜? 뭐가?”
거울을 보니 왼쪽 눈 흰자위에 빨간 핏덩이가 보이더군요.
퇴근을 하고 안과에 갔습니다.
다행히 염증은 아니고 피곤해서 눈 핏줄이 터진 거랍니다. 피곤하면 코피가 터지 듯이……푹 쉬라고 하더군요.
갑자기 몸에 긴장이 풀리고 피곤이 밀려왔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이사하고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에 적응하느라 몸이 조금은 피곤했나 봅니다. 갑자기 자기연민에 휩싸였습니다.ㅠ.ㅠ.
 
그런데, 한편으론 제 자신에게 좀 화가 납니다.
이사야 그렇다 치고 처음 맞는 새학기도 아니고, 4년 만에 같이 모여 살게 된 남편과 아이를 위해 집안일 쬐끔 더 했기로서니 이렇게 몸에서 신호가 오다니요.
 
아내로, 엄마로, 선생님으로, 이것저것 다 잘 해내고 싶은 제 욕심과 그걸 하면서 느끼고 있는 제 행복한 마음과는 달리 체력이 이렇게 안 따라주니 좀 속이 상합니다.
 
경은이는 오늘 어린이집에서 근처 산에 올랐다고 합니다. 힘들었을텐데 투정도 안 부리고 정상까지 잘 올랐다고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라고 하시더군요.
 
어린 경은이도 이렇게 잘 해주고 있는데 저도 더 힘을 내야겠습니다.
 
하루하루 일상에 쫓겨 사는 삶이 때로는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행복은 그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내일도 열심히 달려야겠습니다.^^*

9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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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yntor

    ㅋㅋ 007님도 이젠 007 네버다이로 업그레이드 하셨을것 같은데..
    이 글로 인해 어째 제가 좀 위기에 처한듯 합니다.
    재교육받지 않도록 홧팅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박 드림.

  2. 0070

    경은이는 이제 대구 사투리 안쓰는건가요? 우짜믄존노? 요즘 저도 만성기침에 시달리면서 오렌지 먹을때마다 그 커다란 오렌지가 통째로 들어가던 경은이가 생각납니다. 경은맘 홧팅하세요~ ^^ 이박사님도 쪼매 홧팅~

  3. 기현애미의 프로필 사진
    기현애미

    경은맘!!! 잘지내지? 함 놀러오시구려…경은이도 보고싶고.

  4. 성달이

    전 일하다가 피곤해서 눈핏줄 터진적은 없구요… 맞아서 그렇게 된적은 있슴다. 술버릇 고약한 체육선생하던 친구랑 같이술먹다가 그친구가 지나가던 멀쩡한 젊은이들을 건드리는 바람에 옆에있다가 몰매맞았슴다.

    정권으로 눈을 제대로 맞아보신분은 알겠지만 몇시간동안 눈이 전혀 안보일수도있슴다. 어찌나 겁나던지…

  5. 장호준

    그런데….
    이 박사님은 열시부터 쿨쿨하시고
    박 선생님은 실 핏줄이 터지도록 고생하시고…
    다시 스토어스로 오셔서 재교육을… ㅋㅋ

  6. poyntor

    에고~ 경은이 출근때문에 요즘 전 10시면 쿨쿨한답니다.
    글 못올려서 고생했다고 하던데 결국 목사님이 올려주셨네용…
    어제는 서박사님덕분에 세금보고도 했는데 이리저리
    도움을 많이 받는군요.
    무한하게 감사합니다.

  7. 막내 아짐

    이박사님, 언니, 그리고 울 경은이 잘지내시죠..^^
    산에 오르고 있는 경은이 싱긋이 웃는 얼굴이 상상 됩니다.
    아직 제 핸폰 속에 경은이는 너무나 아가 같은데 벌써 산도 오르다니
    너무나 보고 싶네여^ㅍ^

    이제 피곤에서 벗어나 행복한 날만 가득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8. 기현애비의 프로필 사진
    기현애비

    회사생활할때 제 눈흰자위도 종종 그랬드랬죠.
    시각적으로 주변인들에게 주는 공포효과(?)가 큰 덕분에
    일찍 퇴근하는 핑계로 삼았던 기억이 납니다.

    핏줄이 터질려면 이박사님이 터져야지 왜 경은맘의 몸이
    고생스러운지 모르겠네요 ㅜㅜ 뭐 처자식 버려(?)둔 내입장에서 딱히 할얘기는 아니지만…..암튼 이든저든 행복한 비명으로 들린다눈 ㅠㅠ

    요즘 한창 물오른 개다리춤을 경은이한테 못보여주는 기현군의 아쉬움을 대신 전하며 ㅋ

  9. 의 프로필 사진

    박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사순절 이야기 입니다.
    열심히 달리시는 선생님 모습이…ㅎㅎ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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