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월 17 2010

사순절 이야기 <24> Dirty Harry

시거를 질겅거리며 낡은 판쵸을 걸치고 다니던 Clint Eastwood 가 말끔한 양복 차림의 San Francisco Police Department 의 Inspector ‘Harry Callahan’ 으로 나타납니다.

Western Movies의 고전적 주제인 선과 악, 정의와 불의라는 주제를 1970년대로 부활시킨 ‘Dirty Harry’ 는 쓰러진 은행 강도를 향해 Magnum 44구경 권총을 겨누면서 감정없는 낮은 목소리로 “I know what you’re thinking — ‘Did he fire six shots or only five?’ Well, to tell you the truth, in all this excitement, I’ve kinda lost track myself. But, being as this is a .44 Magnum, the most powerful handgun in the world and would blow your head clean off, you’ve got to ask yourself one question: ‘Do I feel lucky?’ Well, do ya, punk?” 라고 말하면서 방아쇠를 당깁니다.

총 한자루로 악과 싸워 정의를 지켰었던 ‘High Noon’ 을 떠나 악과 불의가 법과 규칙이라는 새로운 무기로 무장한 정의의 보안관들을 농락하는 1970년대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총 한자루 보안관을 다시 열망하게 됩니다.

범죄자라 하더라도 인권이라는 이름의 법과 규칙에 따라 징벌을 받기 보다는 오히려 보호받아야 한다는 교묘한 논리에 빠져, 악당을 물리쳐야하는 보안관이 오히려 악당이 휘두르는 법과 규칙에 유린당하는 사회 속에서 ‘Harry Callahan’ 은 ‘Dirty Harry’ 가 되기를 자처했고 대중은 Magnum 44구경 권총이 법과 규칙이 다스리지 못하는 악과 불의에 대항하여 정의를 지켜 주기를 간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온갖 교묘한 법에 따라 정의가 지켜지기 보다는 오히려 악이 성행하는 사회, 법과 규칙을 따르는 자가 정의로운 자가 되기 보다는 법과 규칙을 어기는 자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사회, 그 안에서 정의를 지키기 위해 법을 무시하고 규칙을 깨뜨리는 Clint Eastwood 는 마침내 연쇄 살인범을 처형 한 후 자신의 경찰관 뱃지를 물속에 던져 버립니다.

법이라는 이름의 허구 속에서 악이 성행하는 사회에 대한 고발이기도 했던 ‘Dirty Harry’ 는 정의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야만 했던 Garry Cooper 의 San Francisco 판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Clint Eastwood 에게 있어서 정의를 지키는 방법은 이후 점차 권총을 쥔 손으로부터 사랑을 담은 가슴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1 comment

  1. 의 프로필 사진

    ‘저런 것들은 확 쥑여 버려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불쑥 불쑥 솓게 하는 사회에서 삽니다.

    그럼에도 아직껏 ‘확 쥑여’ 버리지 못하고 사는 것이 아마도 누군가가 이 현실에서 ‘Dirty Harry; 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땜질… 세번째 마칩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