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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3 2012

사순절 이야기 (36) – 모두 계획 하셨나?

마흔이후 제가 자꾸 떠올리게 되는 물음입니다. 누가 계획하셨든, 맞든 아니든 문득 패턴을 깨닫게 됩니다. 처음에는 “혹시?” 하다 “어, 또?”하다 “아~” 하고 확신하게 되는…

별것 아닌, 어른들께서 늘 말씀하시던, 앞에 넘 거창하게 시작해서 쫌 쑥스러운 패턴은요… 우리 인생의 모든 일들이 생겨나고 자라나 고통과 행복을 번갈아 겪다 완성(죽음)을 이루는 생노병사의 유기체적 과정을 거친다는 겁니다.

마흔전까지는 솔직히 그런 패턴이라 해봐야 주기가 짧고 골이 얕았습니다. 마흔을 기점으로 점점 그 패턴이 명확해 지는가 싶더니…이제 세상에 겁나는 게 없어져 버렸습니다ㅋㅋ 이런 과정은 하루만에도 일어나고 몇년이 걸리기도 해서 주기가 일정하지가 않습니다만… 나이가 들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머리는 교활?해지니 그 주기가 몇십년이 걸려도 너끈히 깨닫게 되는 걸… 지혜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릴때 아무리 봐도 이해 안되던 문맥이 나이가 들어 어느날 문득 이해되듯 말입니다.

뜬금없는 예를 들어보자면 지난달에도 친정어머니, 시어머님 두분 모두 일주일씩 입원을 하시게 되어 한달 전부터 전 머리를 싸매고 누웠더랬습니다. 걱정과 함께 현실적인 문제까지… 시간과 인력이 도대체 맞지 않아 간병인(아직 한국사회에서는 어른들이 “자식 두고… 쯧쯧”하는 경우도 많아 조심스러운)까지 생각하며 심하게 급체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던 일들이 예상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채(아쉬울만큼?) 잘 끝이 났어요. 재작년 지방 사립대의 비리가 끝이 없을 때 해임통고를 받고 “누가 누구를?” 분해하며 괴로워 했습니다. 하지만 “다 지나가리니”… 정말 그 비리의 한 복판에 남아 아직 해임당하지 못하신? 선생님들의 생활을 들으면서 또 한번 깨달았습니다. 이 패턴이 여러개 겹쳐 정신없을 때도 있고 좀 여유로울 때도 있지만 그 속에 우리 인생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드디어 그 패턴의 마지막 완성인 우리의 죽음까지 이해가 되고 수용이 됩니다. 어릴때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마침, 완성”이란 뜻을 알게 됩니다. 아니, 사순절이 끝나 부활절이 오는 이치를 생각하면 내가 나의 모습만 아닐뿐 생명의 패턴은 또 계속 이어진다는…”기적”에 대한 이해가 또 찾아옵니다. 절로 “감사합니다”…

2 comments

  1. 성달이의 프로필 사진
    성달이

    아무리봐도 각자가계획한건 아닌것같고… 어쨌든 누군가 계획한삶속에살고있는게 느껴지신다면 축복이네요. 그게 우주의섭리든 우리가 의인화하고 종교적신념으로따르는 하나님이든간에 가끔 “책임져욧!” 할수있겠네요.

    소현이가 참보고싶네요. 두분가정에 웃음이가득하길빕니다.

  2. 의 프로필 사진

    겁나는 것이 없이 용기충만하신 이수욱사모님…
    사실 예전에도 그러시지 않았었나요? ㅎㅎ

    맞습니다.
    그것이 곧 노친네들의 지혜라고…
    지혜와 용기 충만하신 나날들이 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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