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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4 2010

사순절 이야기<15> 아무것도 아닌 일

개강 첫 주라 소현이가 계속 전화해서 월 정액 전화시간을 다 써버리는 바 오늘도 별 시덥잖은 이야기를 할 줄 알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은데~ 그은데~~ 그은데~~~

첨부터 들리는 울음소리에 간간히 들리는 “구멍이~ 흑흑~  구멍이~”

뭔가 제대로 터졌구나 했습니다.  ‘비와서 지붕에 구멍이? 작년 입주한 새 아파트에?’ 부터 시작해서 오만 생각이 점강법으로 이어지더니 급기야 ‘오빠야 머리에 구멍이?’ 까지 발전했을 때는 이미 이성을 잃고 소리를 꽥 질렀죠, “뭔데? 얼만큼?”

“흑흑 오빠야 발만큼~” 

…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세 뒷북들의( 촬수 뒷북은 자기 연구실에서 딴짓하고 있었을 것이고…) 길고도 다급한 정보전달이 급박하게 이어졌습니다. 다 옮기자니 제가 눈물이… 흑흑 

결론은… 소현이가 과자를 사다 놓았고,

머리가 아파 자기 방에서 자고 있었고,

피아노 학원을 다녀온(상범이가 다니는 유일한 학원^^) 상범이가 “과자를 어디 뒀냐?”고 했고,

안 그래도 즈 오빠 찜쪄먹는 소현이가 몸도 안 좋으니 참~하게 “몰랏!” 했고,

열받은 돌쇠 상범이가 발로 소현이 방문을 빵! 찼고,

보기에는 그리 듬직해  보이두만  이 짱나는 방문이 ‘오빠야 발만큼’  ‘구멍이~흑흑~’ 났다는 것이죠.

헤~ 길게 읽고 지금쯤 짱나신 분들을 위해 참고 1. 앞의 유진씨 글이 길어서 충격받았다  2. 짱나서 한대 치고 싶어도 난 한국에 있다.

뭐기나~ 이제 양으로는 기본 했고~

저녁에 아이들 재울때 늘 반성합니다.

놀람이 안도로 바뀌면서 제가 첫 마디를 굳이 “잘~ 했다 잘~했어” 했어야 했는지… 소현이가 “오빠한테 머리가 너무 아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는 말이 다소 가식적이긴 하나 엄마없이 있었던 설움과 진짜 열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여 다정하게 받아줄 수는 없었는지… “소현이가 문을 닫으려 할때 발로 막으려고 찼는데 넘 쉽게 부서졌다”는 다소 거짓말 같은 상범이의 이야기를 진짜 만에 하나 그럴수도 있다고 믿어줄 수는 없었는지…

많이 놀라고 반성한 티가 팍팍나는 아이들의 눈을 보면서 반성합니다. 판사가, 세상에 이렇게 더 제멋대로인 무자격 판사가 없습니다. 

혼날 줄 알고 기다렸던 아이들이 김철과 저의 “입주 1년이 며칠전에 지났는데 무료 AS 우겨보자”는 이야기에 씨익~ 안도하는 모습처럼… 세상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대부분인데…

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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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호준

    역시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다하는….
    흠 뒷북님의 후라이팬 사랑이라….ㅋㅋ

    크레팃 카드 번호 왜 안 불러줘요?

  2. 발톱

    늘 기본도 못하는 제게 목사님의 과찬은 당연하십니다 헤~ 글고 무료 AS 안된답니다 c

    기현 애비&미 님은 “있을때” 넘 잘해주셔서 늘 그리운데 왠~ 기현이의 완전 귀여운 미소는 여전하죠? 담엔 한국 들와서 제발 아프지 말고 다 만나보고 들어가셈!

    007님은 상범이 잘못이 아니라 문이 잘못이라는 말씀이신데… 음~ 감사^^

    제사때 또 어떤 일이 있었냐면요… 어머님의 낡은 전기 후라이팬을, 절대 고장나기 전엔 안 바꾸시니 새 ‘전기’ 후라이팬은 살 수가 없고 깨끗한 후라이팬이 넘 쓰고잡아서 보통 후라이팬 젤 큰놈으로다 사갖고 갔어요(지름 1미터쯤^^)

    샀다고 하면 저어하실까 사은품이라 아뢰고 휴대용 가스 버너위에 얻었는데… 근데~ 근데~~ 부추전이 중간만 새카맣게 타고 가장자리는 반죽이 묻어나는 거라… 당황한 뒷북은 판 바꿀 생각은 끝까지 못하고 찌짐마다 그 큰 판을 들고 돌려가며 익혔다눈…

    첨에는 팔만 돌리면서 견딜만 했는데 나중에는 목과 눈이 같이 돌아가면서~ 그러면서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니글거리면서~ 결국 찌짐 굽다 “어머님 잠시만 누웠다 나오께요” 다급하게 외치고 뛰어들어갔잖아요, 제가…

    전 그 후라이팬이 넘 미워 안 쓸 궁리하다 어머님께 말씀드렸죠 “전 그래도 예전의 그 전기팬이 차~암 정간다”구요… 뭔가를 미워하기보단 사랑하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3. 기현애비

    CNN Live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
    수욱 싸모님의 글 무지 반갑습니다.

    거침없이 로우킥으로 방문뚫고 쑥쑥자라주시는 상범이도 그렇지만
    예나제나 순수하고 예쁜 소현이 변함없이 깜찍하게 커가고 있다는 생각이
    아무것도 아닌 저의 일상에 상범이 발만큼 커다랗게 와 닿네요^^

    “있을때 잘하자”는 우리집 가훈이
    새삼 뒷북처럼 뒷통수를 때리고 간다눈 ㅡㅡ;;

    잘 지내셔야해요…

  4. 기현애미

    쑤욱 싸모님, 오랜만입니다^^
    그새 힘이 세진 상범이는 방학동안 저에게 맡기시지요. 기현이 교육좀 학실히 시키게요 ㅋㅋ
    참..그런일이 많지요. 그때는 그일에 열폭했건만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것.
    지나고 보니, 촬쑤 교수님, 쑤욱 싸모님, 또 상범이와 소현이…너무 보고싶네요. 있을때 잘할걸…

  5. 늘 기본은 확실하게 하시는 싸몬님,
    무료 AS 마구마구 우겨보면 분명 해 줄껍니다. ㅋㅋ

    토요일 사순절 이야기는 서현규박사님이 이어가십니다.

  6. oo7

    바람불면 쓰러질거 같았던 동생이 엄마한테 혼나고 열받아서 나무로 된 문을 로우킥으로 발로 차 구멍을 냈던 어언 20년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나네요. ㅋ
    그때 동생을 위해 영화 포스터를 문에 붙여놓고 엄마에게 장식이라며 둘러댔던 생각이 납니다. 그후에 그 집을 떠날 때, 부모님께서 구멍을 발견하시고 어떻게 해결을 하셨던 것인지…어린이였던 그때는 그것까지는 생각못했었네요.

  7. kimcs

    또 password 까먹고 헤매다 김철 이름으로 들왔슴다, 일 주일에 두 번 있는 제사 지내러 낼 또 왜관 들어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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