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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 2011

사순절 이야기 (19) – 뒷북 이야기

아래는 ‘뒷북 이수욱’ (이렇게 하니 ‘뒷북’이 마치 ‘호’ 같습니다.ㅎㅎ ) 사모님께서 보내주신 사순절 이야기 입니다. 제가 제 자리로 옮겨 놨습니다.

사순절 이야기 들어가는 길을 몰라 30여분을 헤매다 결국 아이디, 패스워드 다 까먹은 뒷북 메모판에 글 올립니다ㅠㅠ 여기는 무식하다 나무라지 않고 모든 글을 받아주는군요ㅋ 전 이런 메모판 같은 곳이 좋습니다^^

이번 학기에 제 친구 두 명이 아이를 이런 메모판 같은 대안학교에 보내게 되어 저도 이 학교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그 전에~
학교, 선생님, 학생들이 모두 좋을 수도 모두 나쁠 수도 없지만 많이 지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범이 반에서 좋은 성적인 아이 한 줄, 나쁜 성적 아이들 한 줄을 만들어 선생님들께서 분리 수업하시기 편하게 했다는 황당 이상의 상황에서도 저는 행동하지 못했고 제 친구들은 아이 손을 끌고 영천의 이 작은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교장 신부님께서는 밥 한톨에도 우주가 들어있다고 하시고 모든 아이들은 우주입니다. 필기시험은 없지만 늘 질문과 답이 있어 평가가 없어도 자라는 학교입니다.

한 아이가 심하게 자의식이 강해서 모두 자신을 차별한다고 늘 싸워요. 왜 자기만 안 쳐다보는지, 왜 다른 아이가 대답을 더 길게 하는지 선생님은 다른 아이만 더 사랑하는지 늘 화내고 우는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가 밉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함께인데 그 아이는 늘 혼자여서 혼자 벌서더니 혼자 깨닫더군요. 전에 있던 학교에서는 교실에서 하루 조용할 날이 없었는데 쉬는시간마다 축구를 하는 이곳에서는 친구를 때리는 것도 싸우는 것도 이 아이 힘만 뺄 뿐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어요. 결국 축구를 같이 할 수밖에요^^

쉬는 시간에 축구하고 잘 놀다 갑자기 수업시간에 싸울수는 없는지 아이의 눈빛이 순해져 가더군요. 우수한 아이들, 장애가 있는 아이들, 평범하거나 학교에서 잘 못 어울리던 아이들이 모여있는 학교예요.

늘 생각하던 학교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이, 것도 아주 많이 있지만요^^) 똑똑한 아이들은 이끌어 가며 도움을 주고 자신들의 성취감도 채우고, 착하고 평범한 아이들은 등뼈같은 역할을 하며 세상을 지탱해 주고, 장애가 있거나 부족한 아이들은 도움을 받아가는 평화로운 모습 말입니다.

모두 똑똑해야 하는 우리 학교들 모습이 겹쳐져 그곳에 다녀오면 투지가 생깁니다, 이런 학교 같은 세상을 만들고 말껴!

마흔이 넘어 처음 보는 바다가 제 앞에 출렁입니다. 우리 사회는 희소성으로 우리를 자꾸 경쟁하라 부추기지만 우리는 충분함을 기억해야지요. 죽지 않고 새 생명이 날 수 없는 것을 기억해야지요. 스토스 교회에서 배운 사순절 이야기 덕분에 이 봄이 더 아름답고 더 감동스럽고 무엇하나 당연한 것이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임; 스토스 교회 여러분 잘 지내시죠? 상범이 소현이 촬쑤와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소현이 학교에 선생님 뵈러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장하고 갔다가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제모습에서 무릎 나온 체육복 바지를 발견하고 저 돌아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소현이가 아빠한테 방귀 “꼈다”했는데 컴퓨터 “껏다”로 듣고 두두두 뛰어나가 난리를 치니… 즈들끼리 웃고 난리났어요ㅠㅠ
아~ 나가기 서운하다, 담에 또 만나요!꾸벅~

함 더 더붙임: 목사님 이 글 어떻게 좀 사순절 지역으로 옮겨심기 안될까요? 죄송함다ㅠ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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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인기의 프로필 사진
    정인기

    하하, 제가 일상에 찌들어서 뒷북님과 촬수 교수님네를 소홀히(?) 했습니다.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내일 아침 수업 끝나자 마자 전화 드리겠심더…

  2. 기현애비의 프로필 사진
    기현애비

    촬스 교수님네 싸모님이랑 상범이 소현이 보면서
    말과 행동이 하나되는 사람으로 살고 또 내 아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잘 안되고 있고 어려운거 알지만,
    오늘 좌절하고 내일은 새로 다짐하는 그 정도로라도 살고 싶네요.

    주변에 인생의 지표로 삼을 이가 많다는 건 참 행복한 인생이라는^^

  3. 기현애미의 프로필 사진
    기현애미

    무릎나온 추리닝, 사오정…뭐 이런 단어들. 완벽함을 추구하는 강박적인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덕목입니다 ㅎㅎㅎ

    어제 북극의 눈물을 보면서 자연의 순리를 파괴하는게 문제인건지, 변화되는 세상에서 대안없이 살아가는게 문제인건지. 도무지 헷갈리더군요. 하지만 변함없는 것은 작은 변화가 큰 ‘바꿈’을 줄것이라는 확신입니다.

  4. 의 프로필 사진

    뒷북 사모님은 완벽하게 시간을 맞춰 보내 주셨습니다.
    이 말 반드시 써 달라고 해서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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