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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8 2012

사순절 이야기 (13) – 알아줘서 고마워……

요즘 과제에 허덕이던 신랑이 긴급히 저에게 ‘사순절이야기’ 순서를 저랑 바꿔달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요새 민건이와 서윤이 감기때문에 밤잠을 제대로 못자 안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애처로운 신랑의 눈빛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제가 먼저 쓰겠다고 승낙했습니다.

갑자기 무엇을 써야하나? 생각을 하다 작년( 2011년 사순절이야기)에 이어 올해 역시 저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몇일전 일 입니다. 학교 끝마치고 온 민건이가 배가 고팠던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열었다! 닫았다! 하더라구요.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민건아 냉장고 문 좀 그만 열어라~ 문 부서지겠다’

그리고 그날 저녁 식사준비를 끝내고 밥을 먹으려 하는데, 민건이가 ‘엄마! 맛있는거 없어요? ‘ 라고 얘기하며 느닷없이 밥을 안 먹겠다고 밥투정을 부려 저를 속상하게 했습니다. 또 저는 욱!!! 하여 ‘맛있는거 뭐? 뭐가 맛있는건데? ‘ ‘밥먹기 싫음 먹지마!!!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난 뒤 부엌을 정리하고 거실로 나온 순간 ‘맙 . 소. 사! ‘ 거실이 장난감으로 초토화 되어 있더라구요. 여기저기 어지럽혀져 있는 장난감을 대충 정리하고 방으로 올라 왔는데… 역시 방도 어지렵혀져 있었습니다. 그 순간 또 욱! 욱! ‘엄마가 청소하는 기계니? 민건이 너가 정리 할 수 없어? ‘ 라고 짜증 섞인 말투로 민건이에게 투정아닌 투정을 부렸습니다.
그 순간 너무 속상하고 , 힘들었습니다.

그때 저의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어머니 한테 자주 들었던 말들을 저는우리 아이한테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두아이를 키우면서 힘들다고 투덜거리고 있는데… 아무것도 없었을 시절 아이셋을 힘든 내색없이 키우신 어머니는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문득 제가 학교다닐 때가 생각났습니다.
아침에 방을 어지렵혀 놓고, 하교 후 집에 왔을 때 말끔히 정리되어 있던 방이 그땐 당연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날 이런저런생각에 어머니의 목소리가 듣고싶어 한국에 전화를 했습니다. 요즘에 민건이와 서윤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이야기하며, 이제는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것 같다고…그리고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도 했습니다.
전화통화 마지막에 저희 어머니께서 ‘알아줘서 고맙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알 아 줘 서 고 마 워 . . . 란 말이 아직도 제 귀에서 맴돌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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