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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 2010

사순절 이야기 <9> 교회스러운 이야기…

– 아래는 윤태연씨의 글입니다 –

‘뭔가 교회스러운 이야기 여야 한다.’는 중압감 입니다.

본디 교회와는 가장 멀찍히 떨어져 살아온 사람들 중 하나라는 자부심이 있어왔더랬습니다.

그럼 지금의 저는 교인일까요? 아닙니다. 원채 교인이라는 말에 두드러기를 뽈록뽈록이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이건 싫습니다.

그럼 하나님이 라벨링 하신 양들중 한 마리 일까요? 이것도 썩 내키지는 않습니다. 우선 나 아닌 그 누군가가 내 인생을 컨트롤링 한다는 그 마인드 자체가 불쾌합니다. 그리고 신이라는 거창한 뭔가를 내걸어야 삶에 대해 진중해 지고 겸손해 진다는 것도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기분입니다.

그냥 예전 조상님들처럼 냉수 한 그릇 올려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는 게 딱 제 수준인것 같습니다. 실제 신이 있어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던 아니든,혹 무슨 굉장힌 조치를 취해주시던 아니던 간에 자식들을 향해 혹은 조금 더 큰 것들을 위해 고개를 조아리며 빌고 또 비는 그 손끝에 묻어나는 무지한 순박함이 그냥 제 코드에 맞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젊은 것 같습니다. 많이 수그러졌다고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아직도 대가리 빳빳이 들고 살고 싶습니다. 그래 하나님이 다시 한번 고난을 주신다고 해도 한번 더 하늘에다 대고 욕하며 삿대질 한번 하고 그리고 할테면 해 봐라 하며 뻣대며 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는 하나님은 항상 제가 딱 버텨낼 수 있을 만큼의 무게를 제 어깨 위에 지어주시고 그리고 그 속에 많은 소중한 것들은 함께 담아 주신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의 양들이 한참이 어리석어 다 지나고 난 후에야 한 번씩 ‘아 그랬었구나!’를 연발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저란 인간이 교만하여 다 비빌자리를 일지감치 봐 놓고서 그리고 다 비빌만한 존재의 그릇을 확인한 후에야 그렇게 어리광 부리듯 뻣대는 것 아니겠습니까.

굉장히 교회틱한 얘기로 흘러가 버렸습니다. 사실 아시다시피 제가 목사님 설교를 거의 듣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예전 인기형처럼 이미 다 알고 계시는 설교 내용들이라 하나님의 품안에서 숙면을 취하거나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삼년 가량이 흘렀지만 그냥 아직도 어색합니다. 목사님 설교 때만 되면 뭔가 교회스러워지고 하는 분위기가 부담스러워 쭉 삼년 째 딴짓 중입니다. 그래서 사실 사순절이 뭔지 모릅니다. 단지 아침부터 목사님이 전화를 하셔서 뭔가 저의 미싱을 지적해 주셨고 그래 오늘 오랜만에 이렇게 홈페이지에 들어와 쭉 내용들을 감상해 보니 아 대강 이렇게 장단을 맞추면 되겠구나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설마 이게 두번 턴씩 돌아오는 건 아니겠죠?

그리고 이번 일요일에 밥당번 지정식이 있습니다. 불참시 남는 주일로 우선 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하시던 미국 아주머님/할머니 한 분이 저희 영어 모임에 함께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시간은 굉장히 푸리한것 같구요 여자분들로 두분 정도면 좋겠다고 하시니 선착순 받겠습니다. 그럼 내일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8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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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u-jin의 프로필 사진
    yu-jin

    저도 영어 모임에 줄설래요 2번 찜 되어 있는 건가요?ㅠ
    저는 생물학적으로는 여자라고 그러더라구요

  2. 정진혁

    글을 쓰려면 역시 문과를 나와야 하는건가요?
    이과는 문장 하나하나에 번호를 매기고 싶다는…!!
    항상 수고 많습니다. 치열한 1주일 되길 하나님께 살포시 빌어보죠.

  3. 정인기의 프로필 사진
    정인기

    재정부장님, 누구처럼 설교시간마다 숙면을 취한다는 얘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다 아는 일인데 그걸 그렇게 만천하에 밝히다니… 담에 보면 꼭 짜장면 사주리다!!!

  4. 기현애비

    가끔 우리 윤태연님은
    완벽주의자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그냥…

    나처럼 살아도 살만한데 ㅋㅋㅋ

  5. 장호준

    두 번만 있겠습니까?
    세 번도
    네 번도
    아니
    삼십에 삼백이라도…
    그래도 참 신비로운 것은
    전화 한 통에 이처럼 글을 올려 주시는 것이니…

    그래서
    그래도 내가 참 할만 한 짓을 하고있구나 생각합니다.

  6. 막내아줌마..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자는 아니고 아줌만데 영어모임에 살포시 줄서봅니다.^^
    (1등입니다.)

  7. 성달이

    계산할 헌금이 있음 그래도 다행이네요.–> 전에 달렸던 댓글이군요.

    목사님께서 윤태연씨 교회운영 관계로 자리 비웠다고 찜해놓은게 결국 채워졌군요. 윤태연씨가 가지는 느낌 아마도 누구나 교회 근처나 안에서 배회해보았거나 그런사람을 가까이 둬 봤음 가질수있는 생각일듯 싶네요.

    머 좋은말씀만 생각하고 아무래도 뻥인듯 싶은건 가려내면 되지않을까요? 세상에 전부 진실인거 찿기도 힘들지만 그렇게 긴 내용인데 몽땅 뻥인것도 그리 흔하지는 않을겁니다…

  8. 의 프로필 사진

    내일 2월 27일 (미국 동부 현지시간) 이야기는 김지영 교수님께서 이어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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