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월 18 2014

사순절이야기-39 “세월호, 요나의 기적, 부활, 우리의 사명”

한국시간으로 어제 2014년 4월 18일 성금요일(수난일) 저녁에 제가 함께 하는 서울 중구의 경동교회에서 성금요일 예배가 있었습니다. 설교자인 박종화 목사님께서 예수님께서 하신 “왜 나를 버리십니까?”의 말을 침몰된 세월호 속에서 아이들이 한 말로 연결하면 말씀을 하셨는데, 거기서 “영감”을 얻어 그 설교 말씀에 약간의 살을 더한 것입니다.

세월호에서 죽어가던 아이들도 아마 “아버지, 선생님, 선장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십니까?” 하고 외쳤을 것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사고도 날 수 있지만, 이건 너무도 어이가 없고, 너무도 슬프고, 너무도 억울하고 분노가 치밉니다. 그 많은 사고와 인명피해가 있었어도 배울 줄을 모르고, 또 자기 욕심만 차리고, 또 책임을 지지 않는 이들. 주로 위에 좋은 자리에 배불리 있는 사람들이 더 그러합니다. 예수님은 힘없고 업신여김을 당하는 이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이 학생들의 생명과 영혼은 예수님께서 보듬어 주실 것입니다. 지금까지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야 실종이라도, 실질적으로는 사망일 것입니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이들의 생명은 우리가 어쩔 수는 없습니다. 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도하는 것과 말하는 것으로만 우리의 일을 다 했다고 하기에는 분노와 억울함과 답답함이 너무 큽니다.

구약성경에 요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나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배를 타고 가다가 물에 빠뜨림을 당했습니다. 요나는 다행히 고래가 통째로 삼키고 거기서 얼마간을 지내다가 밖으로 나와 목숨을 건지고(되살리고) 자기 할 일을 하러 니느웨라는 도시로 갔다고 쓰여 있습니다. 물론 전설같은 신화같은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주는 교훈을 새겨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세월호의 학생들이 요나의 고래나 니느웨에 다다르는 길은 무엇일까요? 이미 이 세상은 떠났으니 저 세상, 천당, 극락, 다음 번 생애에서 좋은 일이 있으리라고 위안을 얻으면 될까요? 모레면 부활절입니다. 신약성경의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골고타라는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삼일째에 부활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에게, 앞으로 이 땅에서 살 모든 이들에게 부활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기존의 질서를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기존의 권력과 기존의 관행, 기존의 부조리, 기존의 무질서, 기존의 불법을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어느 한두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이러한 것을 올바르게 바꾸고자 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닙니다. 이런 부조리하고 억울하고 분노하게 하는 욕심, 죄악, 권력, 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 이들은 이러한 것을 절대 잊지 말고 자신의 할 일을 합시다. 올바르게 합시다. 과정도 중요합니다. 큰일을 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을 꿋꿋하게, 성실하게, 옳은 방법으로 합시다. 미래를 위해 준비합시다. 분노와 억울함과 터무니없음에 대해 느끼는 그 감정과 시간과 에너지를 이러한 일에 씁시다. 그래서 이러한 이들이 학교와 직장과 관공서와 또 기타 사회의 모든 구석구석에 가서 자신의 하는 일을 올바르게 정의롭게 상식이 통하게 합시다. 남이 옆에서 딴지를 놓지 못할 정도로 실력과 판단력과 지식과 지혜를 쌓아, 일할 때에 이를 발판으로 하여 제대로 합시다. 상식이 통하고, 올바른 법에 맞게 행동하고, 잘못된 것은 고치고, 그러면서 동시에 부드럽게, 옆사람과 같이, 가능하다면 모든 사람을 위한 일을 그러한 방식으로 합시다. 한 순간의 분노와 치떨림과 울부짖음과 개탄과 냉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감정을 앞으로 평생동안 반대의 방향으로 그런 부정적이고 불미스럽고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그렇게 되도록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력하고 이를 위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부활의 의미 중 하나는 이러한 것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세월호에서 “왜 나를 버리십니까?” 하며 죽어간 아이들이 부활하는 길을 이제 남아 있는 우리가 만들어 갑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부활의 삶을 사는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예수님, 저희가 이 세상을 살며 주님께서 하신대로 어렵고 힘들고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을 위해 이들과 또한 저희 자신에게 부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저희를 주님의 부활의 도구로 써주시옵소서. 아멘.

1 comment

  1. 의 프로필 사진

    아무도 책임 지려하지 않는 한국 사회…
    힘 있는 자들이 자기들의 이득을 위해
    힘 없는 자들을 사용하고 내버리는 ….
    결국 이런 참사를 …

    부끄럽고 불상하고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