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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 2010

사순절이야기 <22>-제2막..

이세상에서 글쓰기가 젤 싫었고 국어가 두 번째 싫었는데,, 국어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시는 집에 시집을 와서 그런지 시집오고 나서는 글 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두서가 없고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이해해 주시고 저의 사순절 이야기를 채워 나가겠습니다.

19살 남들 다들 올랐다는 수능 전 그대로였습니다. 그날 저녁 채점을 하고 아파트 뒷산에 올라 펑펑 울었습니다.(지금 생각하니 넘 무섭습니다. 산에서 여자가 울고 있으니……) 원하던 대학, 원하던 과에 들어가지 못해 한없이 자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행복합니다. 저에게 아픈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해주셔 그리고 저에게 여러 가지 기회를 택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21살 지금의 신랑을 만났습니다. 이상했습니다. 남들은 데이트할 때 좋은 곳도 많이 가고 자주 만나던데 전 항상 오빠학교로 도서관으로 오빠를 찾아갔습니다. (신랑이 보면 발끈 하겠군요.) 그리곤 더 멀리 서울로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끝도 보이지 않는 공부를 계속한다고 하더군요. 크리스마스, 연말 친구들 후배들 다들 남자친구 만날 때 열심히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자책했죠.. 이놈의 팔자는….하지만 지금 행복합니다. 전화해도 신랑보다 저의 안부를 먼저 물어봐 주시는 좋으신 부모님, 여기서 심심할까 봐 매달 책 선물 보내주시는 시누이, 한번씩 버럭 하지만 그리고 끝까지 의리 지키는 작은 마음 신랑까지 감사 드립니다.

 30살 신랑은 아직도 할 공부가 있는지 머나먼 땅 미국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도착하니, 헉 다들 아시다시피 심한 영어울렁증 으로 인한 문화적 충격에 가히 어떤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여기 오겠다고 열심히 영어학원도 수백 들여 다녔는데 말이죠. 또 자책을 돌을 마구마구 던졌습니다. 돌을 맞을 때 마다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저라는 존재가 거의 단세포의 수준으로 작아지더군요. 하지만 지금 행복합니다. 항상 옆에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는 스토어즈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커피도 사먹고, 슈퍼도 쇼핑몰도, 스키장도 가고(사실 거의 영어는 쓰지 않지만요^^;)

 지금 제 인생의 2막이 열린 거 같습니다. 이제 1막에서의 자책과 작은 마음은 막을 내리고 제 2막에서는 도전과 사랑으로 가득 채우려고 합니다. 저의 2막의 스승님이 되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P.S: 사실 전 하나님은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목사님만 압니다. (전화번호 정도..) 하지만 2일전에 처음으로 마음속에 스스로 하나님을 부르면 기도했습니다. 운전면허 한방에 붙게 해달라고, 그리고 첫 기도는 들어주셨습니다.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도 기다려 주시겠죠,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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