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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7 2009

받을 몫, 줄 몫 – 3/6

새벽 5시 반에 던킨 도넛에서 커피를 산다.
가끔 들리는 곳이지만 금새 나를 알아본다.
하긴 이 동네에서 그 시간에 그 던킨에서 커피를 사는 동양사람이라곤
나 말고 또 없을테니 기억 못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겠다.

이제는 내가 가게에 들어서는 것을 보기만 하면 “뭘 줄까?” 하고 물어보지도 않고
미디움 블랙을 들고온다.
1달라 86센트

새벽에 던킨에 들어서니 수잔이 먼저 와서 주문을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내가 들어온 것을 보자 수잔의 주문을 받기도전에 먼저 미디움 블랙을 내게로 들고 온다.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던 수잔은 아직 주문도 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온 나에게 먼저 커피를 가져다 준 것이다.

수잔이 “It’s not fair”라고 한다.
내가 말했다. “Life is not fair”
수잔이 내 말을 받아 빙긋 웃으면서 “I know…”라고 한다.

하나님은 공평하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것 한가지가 많으면 어떤 것 한가지는 없다고 한다.

돈이 많으면 자식이 없고, 자식이 많으면 건강이 없고, 건강이 넘치면 가진 것이 없고 하긴 자식이 없으면 돈이라고 있어야 할테고 건강이라도 없으면 자식이라도 많아야 할테고 가진 것이 없으면 건강 하기라도 해야 하긴 할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꼭 그런것만도 아니다.

주님,
이 세상에서
받을 몫을 다 받고 사는 자들에게서
나를 구해 주십시오,
주께서 몸소 구해 주십시오.
그들은 주께서 쌓아두신 재물로
자신들의 배를 채우고
남은 것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그래도 남아서
자식의 자식들에게까지 물려 줍니다.
시편 17:14

저들은 받을 몫을 다 받았고 나는 아직 내 몫을 다 받지 못했다고 사람들은 항변한다.
물론 삶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받을 몫을 다 받지 못했음으로 공평하지 못한 삶에 대한 항변보다는
내가 주어야 할 몫을 다 주지 못함으로 공평하지 못한 삶에 대한 되돌아 봄은 없는 것일까?

사순절,
난 그들의 몫을 다 주었는지 고개를 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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