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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 2011

사순절 이야기 (32) – 몇가지 짧은 생각

하나,

요리를 합니다.  후추통을 찾아 적당량 뿌려댑니다.  아직도 컨디션에 따라 간맞춤이 달라지는 주방경력 1년차로서 알게 된 사실은 소금간을 못맞춰도 후추, 바질 등 향신료가 들어가면 먹을 만하다는 것입니다.  후추 제가 정말 애용하는 향신료입니다.

오뚜기 후추 작은통,  제가 미국 온 다음날 제이마트에서 장만한 것인데,, 아직도 다못먹고 남아 있네요. 

그때 문득,  후추 한통도 다 못먹고 가는 그 짧은 기간동안  도대체 무슨 물건들을 욕심내서 샀을까.  

떡벌어진 소파,  저녁마다 등반하는 기분으로 올라가는 높은 침대 등 뭐 그런 자잘하고 버거운 물건들.

다 잘 썼으면 그만인 것을,, 크레이그리스트에 올려놓고  50불을 더 받기위해 메일질을 하는 나는 또 뭔가..

그냥 일상의 한 컷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 한참한참 뒤 저를 돌아보고 또 이런 상념 이 겹쳐질까봐 우울감이 몰려옵니다.    

둘,

정 박사님이 올리신 ‘공짜밥’을 보면서,,  

그 촘촘한 양식을 만들어낸 공무원, 지원 목적을 분명히하고 대상자를 정의하고 일선에서 대상자를 확인할 증빙서류등을 어떻게 갖추게 하고 등등 국회, 언론 그 누가 물어도 완벽한, 세금 누수가 없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을 겁니다. 

선생님들,  많은 잡무속에서도  아이들에게 상처안주고 운영하려 고민했을 겁니다.      

그런데도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학교급식 값도 주지 못하는 부족한 부모,  부족한 부모를 둔  아이들을  나 그리고 나의 아이와 다르게(!)  생각하는  마음들이 아닐까.  나와 내 아이들은 그 들과 다르게(!) 열심히 살았고 그들은 안그랬다고.

곤궁함을 경험하지 못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기회가 있다고 배운 똑똑한 제 아이는 학교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친구들을 편견없이 마음으로 이해할까 두렵습니다.  부모된 책임을 느낍니다.      

셋,

미국에 와서 절감한 것 중 하나,,  미국의 평범한 중산층, 평균적인 지식인들이 한국에 대해 놀랄 정도로 모른 다는 것. 이는 미국인들이 막연하게 중국과 일본에 대해 가지는 환상, 동경과도 또 차이가 있는 것이라 좀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지요.

우리나라가  GDP가 세계 몇 위이고 삼성과 현대가 우리 기업이며  일부일처제에  매매혼은 없다고 할 수 있으며 여성가족부가 여권신장에 노력하는 선진문명국가다..ㅋㅋ  이렇게 설명도 해 봅니다만 숫자나 제도가 그들에게 우리를 알리지는 못하겠죠.

dramafever나 hulu.com에 올라와 있는 한국드라마를 보고 미국인들이 올린 댓글 보면 재미있습니다.  어떤 미국인은 한국인은 집에 들어올 때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꼭 신발을 벗는다를 한국에 대해 알게된 사실로 꼽았더군요.  한국인의 조심스러운 연애관, 가족간 끈끈한 정 등을  새롭고 감동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주변에 신세진 미국분들에게 신경숙님의 “please, look after mom”을 한 권씩 선물할까 합니다.

5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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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ourorange

    글을 읽으니 제가 한국에서 미국 들어올때 생각이 나네요.
    결혼한지 한참이 되었는데도 너무나도 깨끗한 주방 용품과 접시들을 정리하며… 결혼한지 7년동안 난 무얼하고 살았나… 많이 생각했죠^^
    덕분에 요즘 남편은 이렇게 말합니다. “결혼한지 8년만에 신혼생활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먹게해줘서, 고마워.” ㅎㅎㅎ 오늘도 조금씩 늘고 있는 저의 요리 솜씨를 보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v

  2. 기현애미의 프로필 사진
    기현애미

    사는게..아니 자~알 사는게 무엇일까 생각해도생각해도 답을 모르겠습니다. 내가 꽃으로 태어났으면? 내가 개미로 태어났으면? 내가 회장님 아들로 태어났으면? 내가 MB라면?…모든 상상이 다 무의미하기만 하네요. 나름 잘해보겠다고 이쁨받아보겠다고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하는 것만으로 칭찬받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니, 지난 일년간 정말 수고하셨어요. 그리고, 함께 있어서 참 즐거웠답니다. 특히 언니와 변호사님과 그리고 주희의 주옥같은 멘트들은 잊지 못할꺼예요. 그리고 한국에서 만났으면 절대 언니라고 부르지 못했을텐데;;..여기서 이런 인연으로 만난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3. 0070

    서기관님께서 여성 최초 대통령이 되시면 많이 달라지겠죠? 저는 꼭 한표 찍을겁니다. ^^

  4. 기현애비

    초딩들 굶겨놓고 그돈 모아서
    땟갈좋은 50억짜리 한식으로 뉴욕커들 대접한다는데 뭐,
    박물관이나 뮤지움마다 일본 문화관같은 시설은 쉽게 만나는데 반해
    한국관련 시설은 두눈 씻고봐도 찾기 힘든것만 봐도,
    쌤숭이나 현다이가 한국 브랜드라는걸 아는 순간
    그들이 겪게되는 문화적 충격이 크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다는…

    그나저나
    서기관님의 문화외교는 관주도로 봐야하나요, 민간주도로 봐야하나요? ㅋㅋ
    저도 기회가 되면, Mansfield library에 있는 지구본이나 지도책에 있는 “동해” 표기라도 좀 바로잡는일을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5. 장호준

    한 두 다리만 건너면 최소한 한 명 정도는 걸리는 미국 사람들의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
    더하여 최근 들어서는 가족 중에 한국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미국 사람들의 김치 이야기…
    동부 쪽에 산재한 한국 아이들을 기르는 미국 가정들의 ‘한국 아이들은 정말 똑똑해’라는 이야기…
    더욱이 북한에 대한 CNN 버젼 뉴스들…

    얼만전에 제 버스를 타는 중학교 여자아이가 쏘시알 스타디 프로젝트로 커다란 보드에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사진을 붙여 왔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왜?’라고 물어 봤더니 이 녀석 한다는 소리가 ‘모스트 테러블 딕테이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들끼리 하는 말이 있죠.
    사고치고 나서 꽁무니 뺄 때는 ‘스미마셍’ 이라고 하라고… ㅊㅊ

    한국, 대한민국, 반 만년 역사에 길이 빛날,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자랑스런 내 조국!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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