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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3 2013

2013 사순절이야기-01-말하는 대로, 기도하는 대로…

 

어느덧 20년전 일이 되어버렸군요. 저는 중학생 시절 교회를 다닐 때부터 행복한 가정에 대해서 정말 많은 고뇌를 하며 살았습니다. 단순히 돈을 잘 벌고 좋은 집에서 사는 것 보다는 ‘정말로 행복해서 가정에서 웃음이 넘치는, 그리고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책들을 읽고,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래의 아내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다른건 다 필요없고 교회 다니면 된다’라는 웃기는 기준 하나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우스개 소리로 가끔 이야기 합니다만, 대학교 신입생 시절 제 아내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건 뛰어난 미모가 제일 큰 이유였지만, 그녀가 기독교 동아리에 있었던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다른놈이 채갈까봐 콕 찝어 놓고나서 알고보니, 글쎄그게 오래된 타지 생활에 외로워서 ‘잠깐’ 간거였더라구요.  당시 여친이었던 아내를 교회에 데려가려고 여러번 노력했으나, 허사로 끝나고 결국 둘이 연애하느라 교회는 뒷전이었다라는게 유머지요. 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눈물로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과 결혼해야 하니 제발 이 사람하고 교회좀 같이가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는 자존심상(?) 못하겠더라구요.. ^^;  아래는 2005년 4월에 쓴 일기 입니다. 대학원 졸업하고 결혼해 달라고 쫒아다니던 시절에 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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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났다…. 결혼하고 싶어도 짝이 없어서 못하는 사람들과, 결혼할 사람이 있어도 환경이 안되서 못하는 사람들….

그냥 웃겼다… 자신의 짝을 구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이…

누가 안다면 불경스럽다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겐 그런 모습이 웃기게 보였다… ‘믿음좋은 자매를 찾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겠지만, ‘얼굴은 기본이구요, 성격은 옵션이에요’라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있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나도 남자인지라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냥 웃겼다… 자신은 노력을 안하면서 기도만 한다는 것이… ‘두드려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은 철썩같이 믿으며 두드리지도 않으며 문앞에 서서 열리기만 기다리는 모습을 보는것 같아 한편으론 측은하기까지 했다….

스물 일곱 평생 배우자를 위한 기도는 한번도 안해본거 같다… 예쁘고 착한 여자면 좋겠지만… 내 자신부터 이모양이니 뭘 바라겠는가… ㅎㅎㅎ 하지만 내가 잘나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기도만 한다는건 바보짓이라 생각된다.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서 많은 기도들을 했다…. 철부지 고등학생때는 짝사랑하던 고3인 누나 대학교 좋은데 가라고 100일기도도 해보고… 교회다니기 싫다고 노래를 부르던 정말로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나란 놈은 겨자씨 만한 믿음도 없는 놈인가 보다…

어릴때부터 집에선 불화가 끊이질 않아 못되먹은 이놈의 성격은 교회에 가서도 항상 삐딱선을 탔고, 열심히 공부해 성공해서 빨리 이런 세월을 청산하겠다던.. 어찌보면 조숙했던 나의 학창 시절엔 친구는 손에 꼽을만큼 적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가정을 위한 기도는 정말 많이 한것 같다… 몇년 후 내가 만들 미래의 가정…  소박하게 바라는건 주일날 가족이 사이좋게 교회에 가서 사람들과 교제하고…. 처자식에게 화 안내고 집에서 큰소리 안나게… 좋은 아빠가 되어 항상 화목한 가정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 이것이 10년 전부터 기도해 오던 내 기도 제목중 하나이다… 아무리 못난 나의 기도라도 이정도는 들어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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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년 후 결혼에는 성공했지만, 제가 어릴 때 꿈꿨던 ‘사랑와 믿음이 넘치는 가족’은 아니었네요. 다만 행복하게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었기에, 저는 어느새 ‘사랑과 믿음이 넘치는 가정’을 위해서 더이상 기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아내와 이야기 하다 저희 가정은 어느덧 제가 어릴 때 꿈꿨던 그런 가정이 되어 있다는걸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지요.

 

저는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혼자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미래와 목표에 대해서 기도하고, 더 나아가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는 기도가 1년이나 2년, 더 나아가서 10년이 되어도 이루어 지지 않는다고 하나님과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십시오. 언젠가는 이루어 집니다. 제 기도중 하나는 이루어 지기까지 20년이 걸렸으니, 지금 하는 기도들도 하나님께서 들어주지 않으신다 원망하지 말고 20년 정도는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3 comments

  1. foster의 프로필 사진
    foster

    은재 아빠의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글이네요… 의장님의 준비성에 놀랐습니다. 사랑과 믿음이 넘치는 가정의 중요성을 결혼하기 전부터 깨닫고 기도하시다니^0^ 저도 새로운 기도 제목을 잡고 열심히 기도해야겠네요~

  2. 정은

    정말 예쁜 이야기네요,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

  3. 의 프로필 사진

    2013년 사순절 이야기… 그 첫번째 이야기…

    멋집니다.
    2013년은 그 어느 해 보다도 깊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리라는 예감이 넘칩니다.

    의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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