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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 2010

사순절 이야기 <30> 마음비우기

엊그제 모처럼 재미있는 한국 영화-전우치를 봤습니다. 동양의 사상이나 소재들을 최첨단 영화기법과 결합하여 독창적으로 표현한 장면들은 “와~”를 연발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은 “마음을 비워라”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득도하며 끝내 나쁜 세력을 물리칩니다.   

영화를 보면서 문득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인생의 주인일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불필요한 잡념에 사로잡혀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는 때가 많습니다. 일례로 엊그제 교회 식사로 덮밥을 준비해갔는데, 몇 숟갈 뜨지 않았는데도 배가 불러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서 너무 배부르다는 호소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덮밥소스가 접시를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걸쭉해지라고 넣었던 녹말이 포만감을 증폭시켰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점점 복잡해지더군요. 결국 잠자리 들기 전까지 꽉찬 위장을 느끼면서, “괜히 녹말가루 1cup 넣었어..1/2cup 만 넣었어야하는데..”하는 후회를 하며 잠에 들었답니다. 

 

마음 비우기 혹은 무념무상, 아무 잡념이나 상념도 없는 경지.  

성경에서는 한번도 “네 마음을 비워라 그리하면 천국이 네 것이리라…”라는 말을 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마음 비우기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언뜻 생각나는 구절들을 검색해보니,  

“너희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고 몸이 의복보다 중하니라”(누가복음 12:22-23)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6-7)

 아무리 노력해도 자유 의지로는 무념무상의 경지에 도달하기 힘든 인간의 부족함 때문인지, 성경에서는 쓸데없는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찬 나의 마음을 예수님으로, 사랑으로, 혹은 모든 일에 대한 감사로 채우라는 말씀을 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이 또한 너무 어려운 일이기에 “쉬지말고 기도하라”고 하신 것은 아닌지…(음…역시 어렵군요…-.-;;)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나요? :)

3 comments

  1. 정인기의 프로필 사진
    정인기

    법정 스님 말씀과도 비슷하군요. 아멘.

  2. 기현애미

    마음속에 욕심이 화를 불러온다는데…
    욕심이 있으면 욕심쟁이,
    욕심이 없으면 속없는이
    라고 치부당했던지라….
    욕심이 있음과 없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중인데…그것도 잘 안되네요. 007님과 합숙을 병행하여 기도와 수행을 함께 해야하는게 아니냐눈…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찬 또다른 1인-

  3. 장호준

    미팅을 하러 갈 때면 늘 운전하고 가면서 해야 할 말들을 연습 해 봅니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그런데 혹시나 해도 역시나 미팅에 가서는 연습한 말도 다 못하고 연습 안한 말도 다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죽도 밥도 아닌 것을 만들어 가지고는… ㅊㅊ 돌아 올 때는 늘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내가 왜 그랬을까? 이 말을 하기로 했었던 것인데… 하고 땅을 치고, 아니 운전대를 치면서 돌아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씩씩 거리면서, 아니 씩씩 거리지 못하죠. 그랬다가 아내가 눈치채면 안되니까요. 결국 혼자서 끙끙 거립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나는 왜 이럴까로 시작해서, 왜 초등학교 때 공부를 제대로 안했을까부터 시작하면,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 얼굴이 떠오르고…. 결국 밤을 꼬박 새웁니다.

    그러면서 ‘다음 미팅까지는 내가 영어를 하악실히!’ 하고 다짐에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 미팅에서 돌아올 때?
    또 머리를 쥐어 뜯습니다. ㅎㅎ

    결국 이제는 마음을 비웠습니다.
    “그래 나 영어 못한다 어쩔래?”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니 성서 말씀 “성령께서 너희가 해야 할 말을 바로 그 자리에서 일러주실 것이다.” (누가복음 12:12) 가 탁 떠오르면서 ‘영어 울렁증’이 없어지더군요…ㅋㅋ

    내일은 수요일입니다. 3월 24일 이상인 변호사님이 사순절 이야기를 이어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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